- 키·유아인, 넥스트 패셔니스타 등극은 시간 문제

[엔터미디어=김봉법의 스타일 나우] 얼마전 파리에서 열린 2012년 봄여름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에선 눈에 띄는 이름이 있었다. 바로 칸예 웨스트다. 그가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첫 번째 여성복 컬렉션을 깜짝 선보인 것. 물론 그가 패션계에 등장한 건 그의 추종자라면 깜짝 놀랄만한만 일도 아니겠지만 어쨌든 신선한 충격이었다. 엔터테이너들의 패션계 진출은 종종 있었지만 칸예 웨스트가 남들과 달랐던 점은 그가 패션계에서도 인정한 남다른 감각의 소유자였다는 것이지 않을까.

이미 루이 비통에선 그의 이름을 건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을 선보였었고 심지어 광고 모델 자리까지 줬다. 나이키에서도 그가 디자인한 고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매 시즌 핫 한 컬렉션장엔 직접 찾아가 본인의 패션 센스를 자랑하듯 선보이더니 지방시의 디자이너 리카르도 티시는 그의 최근 앨범 재킷의 디자인까지 도와줬다.

현재 가장 잘나가는 패션 브랜드인 발망, 지방시, 셀린느, 크리스챤 루브탱 등의 매출 역시 그가 착용했냐에 따라 크게 좌우 된다. 앞에서 말했듯이 어쩌면 그의 패션계 진출은 당연한일 일수도 있겠지만 일부에선 우려의 소리도 들린다. 대중들은 조금만 진부해도 금방 식상해버리니까.

이제 한국은 어떻게 변했는지 얘기해보자. 이미 한국은 전 세계가 인정한 가장 트렌드에 발빠른 도시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칸예 웨스트의 파급 효과도 그만큼 크다는 말이다. 여기서 빅뱅의 '지드래곤' 얘기를 안할 수 없겠다. 일명 '지디'패션을 유행 시킨 장본인. 그도 칸예 웨스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건 그가 선보인 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이제 한국의 트렌디한 피플들도 그가 입은 룩을 가장 핫한 룩으로 보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단 한번 파파라치 사진에 찍힌 아이템일 뿐인데 그 다음날이 되면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에선 그의 아이템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브랜드가 뭐다 가격이 얼마다 어디가면 살 수 있단식으로 그들만의 논쟁을 벌이고 있으니까. 그뿐인가, 몇 일 지나면 그가 입었던 옷은 그대로 카피되서 온라인 쇼핑몰과 동대문 등지에서 쉽게 아주 싼 가격으로 접할 수 있게 되어 버렸다.

이 현상은 거의 몇 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를 능가하는 패셔니스타가 나오지 않는한 계속 이어질 거 같다. 발빠른 대기업에선 그를 가만히 나두지 않았고 자신의 이름을 건 콜라보레이션 라인이 런칭 되기도 했다. 너무 상업적으로 끌려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만큼 엔터테이너가 주는 효과가 패션계에서도 무시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렇다면 지드래곤의 뒤를 이을 차세대 패셔니스타는 누가 있을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 중 한명은 샤이니의 '키'. 지드래곤 보단 좀 더 어리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일 원칙이 확고한 패셔니스타 중 한명이다. 언젠가 사석에서 그가 하는 말을 들었을땐 신선한 충격이었다. '랑방이나 지방시가 좋긴 하지만 아직은 좀더 내 나이에 맞는 룩을 시도해 보고 싶어요. 어차피 나이가 들면 취향은 바뀌니까요'. 너무나도 와닿는 말이었다.

그림에도 소질이 있어서 전시회까지 할 정도의 재능을 가진 그의 감각은 이미 패션계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을 정도. 요즘 급부상하고 있는 유아인 역시 남다른 패션 감각을 가진 소유자. 어린 나이이지만 본인의 색깔이 확실한 엔터테이너 중 한명이다. 이미 패션 채널에서 그의 끼를 눈치채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적도 있었고 현재 여러개의 패션 브랜드 모델로도 활동중이다.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패셔니스타 자리에 오르는 것도 시간 문제.

한국 연예계에서 패셔니스타라는 말이 나온건 90년대 이정재, 구본승, 신은경 세대로 시작해서 2000년대 강동원, 류승범, 김민희, 공효진 그리고 현재 아이돌 스타까지 점점 분야도 다양해지고 나이대도 어려지고 있다. 이제는 반대로 한국의 스타들을 따라하는 여러 나라가 생기고 그들이 입고 걸친 아이템에 전 세계 패션 피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론, 뿌듯한 마음도 들고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론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갈수 있을지 걱정도 든다. 지금 어딘가에서 패셔니스타를 꿈꾸면서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스타 지망생이 있는 한 패션계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칼럼니스트 김봉법 zencool@hanmail.net


[사진=제일모직, SM타운, 잭앤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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