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녹화 생중계 자신감의 원천은?

[엔터미디어=최정은의 현장 속으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이하 <안녕하세요>)의 녹화를 앞둔 스튜디오, ‘안녕하세요’가 쓰인 꽃분홍색 스카프를 손에 감고, 목에 두른 방청객들이 입장했다. “이거, 머리에 두르고 ‘할리’ 타면 되는 거야?” “까르르.” 이어지는 제작진의 난센스 퀴즈와 선물들. 세트 뒤편에는 이미 봉지 봉지마다 방청객들을 위한 간식이 준비 되어 있다. 이런 세심한 배려라니! 그러는 사이 한 색깔의 스카프를 두르고 한 배를 탄 방청객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고민’을 함께 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시작이다.



◆ 대국민 쌍방향 토크쇼

스튜디오 한 쪽에 <안녕하세요>의 녹화 현장을 생중계하는 방송 팀이 보인다. ‘네티즌이 참여하는 신개념 쌍방향 토크쇼’라 하더니 매주 일요일 진행되는 녹화 현장을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생중계 하는 것이다. 대단한 자신감이다. 언제든 돌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제작현장 아닌가. 실제로 녹화가 진행되는 내내 ‘다음’에 올라오는 시청자 댓글을 뽑아 읽어주던 중계팀 MC 홍윤화와 김민기는 “실시간이다 보니 게스트들의 위험한 발언이나 네티즌들의 악플이 걸러지지 않은 채 노출되는 경우가 생긴다.”고 했다. 그러나 이게 바로 생중계의 묘미 아니겠냐며 방송 최초로 매주 녹화 현장을 생중계 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렇다면 생리 현상은? 다섯 시간 동안 온갖 수다를 같이하기기에 네티즌들도 밥 먹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며 웃었다.



◆ 이영자의 재발견

“앉아서 할까요, 서서 할까요?”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MC인 이영자가 지난 주 우승자 ‘남자 목소리 고민녀’가 세트 중앙으로 나와 앉게 되자 그녀의 짧은 치마를 걱정하며 했던 말이다. 등장하자마자 방청객들에게 제작진들을 일일이 소개시켜주고 분위기를 띄우기에 원래 성격은 자상한가보다 했지만 방송 사이사이, 출연진을 배려해 사소한 것들까지 챙기는 모습이 여간 세심한 게 아니다. 보이는 면면이 거침없기에 지레짐작으로 무례할 것이라 오해했던 점, 사과한다. 그녀의 진심이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새로운 MC 조합의 탄생

신동엽은 재치와 익살에 물이 올랐다. 모르는 척 툭툭 던져대는 19금 발언에서부터 현란한 애드리브에 미워할 수 없는 깐족거림까지. 여기에 이영자의 입담과 라디오를 통해 이미 ‘사연’에 익숙한 ‘컬투’의 콩트가 더해지니 객석은 마치 ‘4색의 라이브 쇼’를 보는 듯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 없다’는 표정들이다. 친구 사이에도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조합이 있듯이 MC 사이에도 같이 하면 더 재미있는 조합이 있다. 단단한 4MC, 이들의 조화가 <안녕하세요>를 ‘안녕합니다!’로 만들고 있다.



◆ 게스트 친구들
“친구가 억지를 부린다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싫다고 말하세요.” 쉬는 시간, 출연자에게 진지한 조언을 건네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독설가 윤일상 씨가 눈에 들어온다. 듣다 보니 답답했나 보다. <안녕하세요>에는 매주 다양한 게스트들이 등장한다. 물론 그 중에는 홍보를 위해 나오는 게스트들도 있다. 그러나 출연자들의 고민을 들으며 같이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동안 그들은 한 편이 된다. ‘큰 문제’라며 전문가를 초빙하여 진단을 내리는 대신 ‘문제가 있겠다’며 같이 떠들어주는 친구들, <안녕하세요>는 ‘전국 고민 자랑’이라는 부제에서도 보듯 상처를 수다로 날려버리는 프로그램이기에 진지하되 무겁지 않고 가볍지만 우습지 않다.



◆ 따뜻한 시선

‘일반인들이, TV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기가 쉬울까?’ 한 주에 네 개의 사연으로 구성되는 <안녕하세요>가 게시판을 통한 ‘고민 신청’만으로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항간에는 ‘섭외’가 아닌가 하는 의심의 시선도 있어서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이예지 PD는 “요즘은 일반인들도 방송을 어려워하지 않는다.”며 “방송 초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신청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는 <안녕하세요>만의 ‘무조건 따뜻한 편집’도 한 몫 했을 터. “고민을 가진 사람들 스스로가 고쳐야 된다는 것을 안다. 그 고민 또한 현대인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개인의 아픔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이기에 손가락질 하지 않고 함께 나누려 한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안녕하세요>를 거쳐 가며 밝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온갖 자극적인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안녕하세요>만의 따뜻한 색깔을 만들어 온 제작진에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 촬영장 이모저모

* <안녕하세요>의 촬영에는 일반 카메라 외에도 리모컨으로 작동되는 ‘타워캠’이 사용되고 있었다. 현재 KBS2 <해피 선데이> ‘1박 2일’과 <안녕하세요>에서 사용 되고 있다고 하는데 세트와 방청석이 마주보고 붙어 있는 좁은 현장에서 출연진들의 모습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담기 위함이라고 한다. 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촬영팀 또한 ‘1박2일’팀이다. 쉬는 시간, 누군가 방청석에서 카메라를 향해 ‘메롱’거리는 것이 보인다. 어느 커플은 너무나 다정해 서로의 볼에 뽀뽀하고 있고……. 모니터는 세트 바로 뒤에 있고만. 찍는 사람이 안 보이니 안 찍는 줄로 아나보다.

* 출연자들이 타고 내려오는 미끄럼틀은 생각보다 경사가 있다. 그래서 마음껏 속도를 내고 내려오다가는 볼풀에 빠져 허우적대게 된다. 출연진 중에는 머뭇거리다 뒤로 타는 사람도 있었는데 직접 보니 그럴 만도 하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까마득해 보인다. 롤러코스터 꼭대기에 선 느낌이랄까.

* 방송에서는 홀로 외롭게 앉아 있던 지난 주 우승자, 녹화 중에는 심심할 새가 없다. 연승을 할수록 높아지는 상금이라 다른 사람들의 고민과 방청석의 반응을 신경 써야 하고, 수시로 던져지는 질문에 대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날 ‘남자 목소리 고민녀’는 게스트로 나온 김연우와 함께 ‘남자 키’로 노래도 불렀다. 오랜 촬영에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전혀요.” 하기야 보는 사람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던데 괜히 물었다.

* <안녕하세요>는 방송 중 가끔, 트위터로 깜짝 퀴즈를 내 정답을 맞힌 사람들 중 추첨을 통해 ‘제작진이 직접 준비한 선물’을 보내준다고 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어플 받고 알람 켜 두자.




최정은 기자 rachoi@entermedia.co.kr

[자료=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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