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스케3‘, 도대체 이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뮤직스토리] '슈퍼스타K3(이하 슈스케3)'를 '슈퍼스타K2'와 차별화시키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다양성'이다. '슈스케3'가 이미 배출한 가수들은(그들은 이미 기성가수 그 이상이다) 발라드에서 R&B, 소울, 모던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 걸쳐져 있었다.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가 최종 파이널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 다양해진 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를 이들이 각자 색깔에 맞춰 가장 잘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울랄라세션은 4인조 보컬 그룹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함을 음악적으로 잘 풀어냈다. 'open arms'나 '서쪽하늘' 같은 발라드를 부를 때면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절절한 감성이 묻어나다가도, '미인'이나 '스윙베이비'를 부를 때면 발랄한 댄스와 함께 유쾌하고 즐거운 무대로 변신하는 그 다양한 맛은 울랄라세션만의 매력이었다. 각각의 멤버가 가진 목소리들이 저마다 개성이 있으면서도 하나로 묶여질 때는 폭발력 있는 화음을 이루는 것도 울랄라세션만이 가진 강점이었다.

한편 버스커버스커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자신들의 밴드 스타일로 흡수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파이널 무대의 첫 번째 무대에서 그들이 부른 'I believe'나, 꽤 오래도록 음원차트 10위권에 들어가 있던 '동경소녀'는 모두 이수영과 김광진의 색깔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버스커버스커화된 곡이었다. 이승철이 "창작에 천재성이 있다"고 극찬하고, 윤종신이 "버스커버스커는 자기 사운드를 낼 줄 아는 팀"이라고 말한 건 어떤 곡을 가져와도 그들만의 확실한 스타일로 풀어내지는 그 특징 때문이다.

우승자가 울랄라세션으로 기운 것은 물론 음악적인 완성도도 완성도지만 아무래도 그들이 가진 스토리가 작용한 덕분으로 보인다. 임윤택은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을 하면서도 시종일관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어 대중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특히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폭발적인 퍼포먼스는 그가 암 투병중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본인은 힘겨우면서도 들어주는 대중이 있어 그 힘겨움을 잊고 스스로도 즐기게 되는 이 기적 같은 일은 울랄라세션이라는 팀의 아우라가 되었다. 오랜 무명 생활 속에서도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무대를 즐기는 그들만의 흥겨움.

반면 버스커버스커의 기적은 그 스타일이 대중들의 마음을 서서히 빠져들게 했다는 데 있다. 사실 애초에 버스커버스커는 톱10에 들어가지 못하고 탈락한 팀이었다. 그런데 톱10에 들었던 예리밴드가 자진 탈퇴를 선언한 후 그 빈 자리를 채우면서 톱11(헤이즈와 함께 올랐다)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만큼 처음 버스커버스커의 스타일은 심사위원들에게도 낯설게 여겨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차츰차츰 버스커버스커는 자신들의 매력으로 심사위원들을 매료시켰다. 윤종신과 이승철은 줄곧 버스커버스커 장범준의 보컬이 너무 약하다는 지적을 했으나 후에는 그것을 하나의 스타일로 받아들였다. 즉 이 팀이 만들어낸 기적은 음악의 가창력만이 아닌 음악적인 스타일의 승리였다. 이것은 '슈스케3'를 시즌2와 확연히 차별화시키는 요소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스타일보다는 스토리가 더 강했지만 누가 우승했다는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 이미 톱11에 들어가면서부터 그들은 이미 가수 그 이상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번 '슈스케3'의 또 다른 특징으로 꼽히는 '음원차트 점령'은 이제 이 오디션 무대가 그 자체로 가수를 완성시키는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시작되는 가수생활이 아니라, 그저 프로그램을 하는 과정 자체가 가수생활의 시작을 말해주는 방식이다. 그러니 울랄라세션이 우승을 하건 버스커버스커가 우승을 하건 그건 하나의 전리품일 뿐, 이들은 이미 가수 이상의 위상을 확보한 셈이다.

'슈스케3'가 보여준 두 개의 기적, 즉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그 고통마저 무대의 열정으로 지워버린 울랄라세션의 기적과,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끝내 심사위원과 대중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버린 버스커버스커의 기적은 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화를 그대로 드러낸다. '슈스케3'는 이제 단순히 가창력 대결이 펼쳐지는 오디션을 넘어 다양성과 스타일과 스토리가 절묘하게 엮어지는 무대로 발전했다. 도대체 이 진화의 끝은 어디일까. 어쩌면 이 진화 자체가 '슈스케3'가 만들어가고 있는 세 번째 기적인지도 모른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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