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엔터테인먼트’, 트로트의 진화와 밀접한 관계있는 이유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담하기)] MBC 토요 저녁 예능 <최애 엔터테인먼트>는 예능업계의 은근한 관심사다. <최애 엔터테인먼트>는 대중음악의 장르별 레전드가 가수 회사의 프로듀서 겸 대표가 돼 신인을 육성하는 예능으로 트로트의 장윤정이 첫 주자가 됐다. 피로감을 느낀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넘쳐나는 트로트 유행 속에 또 하나의 트로트 프로그램 시작이라 관심이 모아졌는데 4일 첫 방송 시청률이 7.2%(이하 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면서 계속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후 2, 36%대를 기록 중인데 예능 첫 회 시청률이 7%를 넘긴다는 것은 일단 성공이라 볼 수 있다. 같은 시간 선행 프로그램이었던 음악 예능 <! 나의 파트너>는 평균 3%대 시청률에 머물다가 종영했다. 특히 KBS2 예능 <살림하는 남자들2>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8%, JTBC <아는 형님>5%대 등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7% 시작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트로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여전히 상당하다고 봐야 할 결과다. 장윤정의 시청률 파워 덕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미스 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터 트롯>, <트롯신이 떴다> 등 장윤정은 출연한 트로트 예능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올렸다.

<최애 엔터테인먼트>에서는 보조 MC인 김신영과 이특이 보좌의 잔재미를 잘 만들어내고 있지만 큰 흐름은 장윤정이 이끌고 있다. 예능감 좋은 입담과 털털한 인간적 매력 그리고 음악에 대한 전문적 견해들이 장윤정의 프로그램을 보게 만드는 힘이다.

<최애 엔터테인먼트>3회까지 오디션 프로그램 성격이 강했다. 경연 프로그램들과 비교하면 시청자 투표가 없고 매력 발산의 기회가 다양하지는 않은 구성이다. 그래도 여러 지망생들의 무대를 보는 재미가 일단 쏠쏠하고 장윤정이 이들에게서 어떤 장점들을 발견하고 평가를 어찌 내리는지를 보는 일도 흥미롭다.

<미스터 트롯> 이후 확실히 국악이나 성악 전공 지원자들, 그리고 전직 아이돌들이 트로트 도전에 많이 나서는 최근 가요계 분위기도 이어졌다. 오디션이나 육성 프로그램이 보통 그러하듯 휴먼 스토리도 빠지지 않았다. 1회에는 장윤정이 오래 전부터 알던 박형석이라는 무명 트로트 가수가 뜨거운 열정에도 불구하고 노래 보다는 운전 일을 해야 하는 사연이 소개됐다.

3회 오디션 지원자 중에는 작고한 아버지의 트로트 사랑을 기리려고 13년차 개그맨 김태원이 트로트 오디션에 나온 사연이 다뤄졌다. 장윤정은 가장 중요한 선발 기준을 인성에 두고 있는 점에서도 <최애 엔터테인먼트>에서 휴먼 스토리는 계속될 듯하다.

이렇게만 보면 <최애 엔터테인먼트>가 여타 트로트 프로그램들과 다른 점이 그다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결과물이 남자 트로트 그룹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성을 갖고 있다. 사실 트로트에는 남자 그룹이 거의 없다. 기예를 보여주는 경우처럼 3인 이하 소수의 특성화한 그룹은 종종 보였지만 이마저도 스타가 된 경우는 찾기 어렵다. 반면 트로트 걸그룹은 꽤 성공 사례가 있는데 섹시 컨셉트에 집중해 멤버들을 구성하고 어필하는 전략으로 자리를 잡았다.

트로트 남자 그룹은, 다양한 개성의 멤버들을 팬들이 취향에 맞게 응원할 수 있도록 해서 팬덤을 극대화하는 일반 아이돌 남자 그룹 전략을 따르기가 쉽지 않다. 우선 영세한 트로트업계에서 그룹 육성에 따른 비용을 감당하기도 쉽지 않다.

트로트 걸그룹은 퍼포먼스보다 섹시한 외모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육성에 힘을 덜 들이더라도 선발만 잘 되면 어느 정도 호소력을 갖게 돼 현실화가 가능했다. 하지만 남자 그룹 경우 매력을 극대화하려면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결국은 요구되는데 이는 상당한 연습 기간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비용의 부담이 탄생을 가로막아 왔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강력한 퍼포먼스에 비해 경쾌하고 흥겨운 트로트의 음악적 본성이 파워가 부족한 점도 트로트 남자 그룹 부재의 이유일 듯하다. 트로트 남자 그룹은 잘못하면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구사하는 아이돌 그룹과, 음악적 호흡으로 승부하는 보컬 그룹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머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연출자 이민지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트로트 남자 그룹의 탄생을 트로트의 진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자생적으로 트로트 남자 그룹이 나오기는 어려웠지만 지상파 방송의 힘을 기반으로 선보일 수 있다면 트로트, 대중음악업계를 위해서는 스펙트럼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일일 듯하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등장할 그룹이 멤버 구성은 주류 아이돌 그룹과 비슷한 공식을 따를지, 어떤 음악과 어떤 퍼포먼스를 추구할지,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일지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최애 엔터테인먼트>를 좀 더 지켜봐야 할 이유는 거기에 있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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