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환불원정대, 대중적 히트보다 퍼포먼스가 궁금한 이유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담하기)]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환불원정대가 본격적인 음악 활동 단계에 들어간다. 환불원정대는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 4인방이 그룹 결성과 신곡을 발표하는 음악 예능 프로젝트. 보통 쉽지 않은 환불이지만 센 여자인 이들이 요청하면 바로 될 것 같다는 의미의 이름이다. 걸크러쉬와 워맨스를 살린 이 프로젝트를 통해 <놀면 뭐하니?>는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는 등 두 자릿수 시청률로 순항 중이다.

지난달 22일 처음 모인 이후 멤버들끼리의 친목 다지기, 제작자인 유재석과 전속 계약 체결 등 관계 정립을 통해 예능적 재미를 살린 사전 준비 작업이 진행됐다. 18일에는 매니저 확정 등 준비 과정을 서서히 마무리하고 방송 말미 다음 주 예고에서 유재석이 미리 준비한 곡을 멤버들에게 들려주는 모습이 나오면서 이제 음악 제작과 활동 단계로의 진입을 알렸다.

이미 11일 방송에서 걸그룹 히트곡 메이커인 블랙아이드필승의 프로듀서 라도가 등장해 제작자 유재석의 취향에 맞는 신곡 분위기를 선보인 바 있다. 다음 주 방송에서는 이 곡들에 대한 멤버들의 반응과 선정 여부를 알 수 있을 듯하다.

환불원정대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음악 예능으로 접어들면서 결과물로 나올 이들의 신곡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놀면 뭐하니?>의 바로 앞선 프로젝트였던 유재석, 이효리, 비의 혼성 그룹 싹쓰리가 다시 여기 바닷가라는 메가 히트곡을 만들어내 환불원정대의 신곡은 자연스럽게 비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가히트의 기준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고 적용되는 경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다만 차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폭넓은 세대에서 사랑받아야 메가히트 여부를 언급해볼 만하다. 여기에 팬덤만이 아닌 일반인들의 관심과 애정도 크면 메가히트를 좀 더 완성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메가히트 개념은 아이돌 음악 강세의 시대가 되면서부터 열성적인 팬덤이 만드는 차트 성적과 다소 거리를 두고자 한다. 메가 히트 타이틀을 위해서는 최소한 10대부터 40대까지 팬과 일반인의 고른 사랑이 필요해지다 보니 갈수록 메가 히트곡을 만나기 힘들어졌다.

다시 여기 바닷가는 차트를 올킬한 후 근 2개월이나 정상을 지켰다. 지금의 40, 50대가 대중음악에 좀 더 익숙했던 1990년대말 정서를 곡에 담아내 중년층을 모처럼 음원시장으로 귀환시키면서도 음원시장 주소비층인 10대와 20대의 사랑도 많이 받아 메가히트로 볼만한 성과를 거뒀다.

사실 과거에는 메가히트가 국민가요라는 개념으로 좀더 쉽게 발생했다. 대중음악 시장이 세대, 성별, 취향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다원화되기 이전에는 방송은 물론, 길거리 불법복제 테이프 판매처인 속칭 길보드 리어카나 상점의 BG 음악 등 생활환경 도처에서 특정 곡만 접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고 이런 곡들은 종종 국민가요가 됐다.

메가히트곡이 드물어졌다고 해서 잘못됐다고는 할 수 없다. 다양한 사람들이 꼭 특정 곡을 함께 좋아해야 할 이유도 없고 세대가 서로 다른 음악을 좋아하는 취향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세대간 단절의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메가히트곡이 나오면 다수가 함께 공통된 즐거움이 생기고 그에 대해 소통할 때 발생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인해 가요시장에는 축제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는 장점은 있다.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좋아하면서 노래로 교감하게 만들고, 특정 가수에 대한 팬심이 없어 대중음악에 소원했던 이들도 다시 가요를 듣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그렇다면 환불원정대의 음악은 어떨까. 아직 거의 드러난 것은 없지만 센 여자들이라는 기본 콘셉트, 멤버 4명이 그간 나눴던 음악적 방향에 대한 대화, 라도가 들려준 곡의 일부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면 싹쓰리처럼 폭넓게 대중적이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근래 걸그룹의 히트곡을 압도적으로 많이 만든 라도가 참여했지만(라도의 곡이 신곡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환불원정대의 신곡이 최근 걸그룹 음악의 기준이 되는 트와이스나 블랙핑크와 유사한 음악이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장르적 색채가 좀 더 뚜렷하고 멤버들의 걸크러쉬한 느낌을 살릴 음악이 되지 않을까하는 느슨한 정도의 추정만이 가능할 뿐이다. 이렇게 싹쓰리 노래보다는 대중의 접근성이 덜한 스타일의 음악으로 활동에 나설 경우 반응이 어떨지도 관심거리다.

사실 환불원정대의 신곡은 메가히트 여부보다는 무대가 많이 궁금한 콘텐츠다. 각자 스테이지를 지배해온 4명의 가수들이 함께 한 퍼포먼스가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가늠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환불원정대의 본격적인 음악 작업이 시작된 것은 그래서 반갑다. 그 무대가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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