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더’ 강하늘이 선택한 가시밭길, 변화에 대한 기대감

[엔터미디어=정덕현] “요한아. 신념이란 게 우릴 바른 길로 안내하기도 하지만 때론 위험한 곳으로 그냥 보내버리기도 해. 오늘 일은 시작일 수 있어. 감옥은 전혀 다른 세계일 거야. 그러니까 멈추고 싶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JTBC 수목드라마 <인사이더> 첫 방송에서 사법연수원장 노영국(유재명)이 김요한(강하늘)에게 하는 이 말은 마치 지금까지와는 다른 역할의 길에 들어선 강하늘에게 선배 배우 유재명이 건네는 듯한 말처럼 들린다.

우리에게는 <동백꽃 필 무렵>의 순박하기 그지없는 순둥이 용식이로 기억되는 강하늘이 아닌가. 하지만 그가 이제 <인사이더>에서 보여줄 모습은 그런 순둥이와는 완전히 다른 가시밭길을 가야하는 김요한이라는 인물이다. 사법연수생이지만 검찰 내부의 부패 제거하기 위해 칼을 빼든 노영국과 목진형(김상호)의 권유로 언더커버 수사를 하다 결국 감옥까지 들어가게 되는 인물.

물론 그 역시 이 일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잘 알고 있다. 자신은 물론이고 자칫 자신에게는 둘도 없이 소중한 할머니 신달수(예수정)마저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의 등을 떠미는 목진형의 이야기는 아프기만 하다. 실상 검사의 장밋빛 미래라는 것도 다 부모 잘 만난 이들만이 갖는 전유물이라는 것. 결국 아무 것도 없는 김요한에게 목진형은 이 위험한 일을 수행하는 것이 대검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며 그를 부추긴다.

결국 이 일을 수락하는 김요한에게서 느껴지는 건 가진 것 없이 태어난 청춘들이 성공과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제 몸뚱어리 하나를 던지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는 현실이다. 그 위험한 일을 하게 된 김요한은 사기도박 하우스를 운영하는 조해도(한재영)에게 붙잡혀 손목이 묶인 채 치과 기구로 입 안에 상처를 내 피를 토하게 하는 고문을 당한다. 게다가 조해도가 집까지 찾아와 할머니를 위협하자 언더커버 일을 그만두려 한다.

하지만 모든 걸 되돌리려 하지만 이 청춘에게는 그런 원상태로의 복귀가 허락되지 않는다. 검찰 내 부패 척결을 위한 은밀한 모임의 명단이 그 안의 배신자에 의해 드러나고, 그 사실을 안 대검찰청 윤병욱(허성태) 부장의 지시로 그 모임 사람들이 하나둘 제거 당한다. 심지어 노영국까지 사망하게 되자, 목진형은 이 일이 자신은 물론이고 김요한 그리고 할머니의 목숨까지 달린 일이라며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김요한은 언더커버를 수락하고 교도소행을 자청한다. 교도소에 수감된 태광으로부터 검찰에 제보했던 동영상 원본을 빼내오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단지 목진형의 강권 때문만은 아니었다. 과거 검사였지만 의문을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말이 그의 발길을 그쪽으로 이끌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으니까. 아빠 꼭 가야 돼.”

하지만 교도소로 들어가는 김요한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던 생명줄인 목진형 역시 그 줄을 끊어버린다. 이미 김요한이 잠입수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윤병욱이 알게 되자, 목진형은 자신이 살기 위해 그와 관련된 비밀서류들을 삭제해버린 것. 이제 김요한은 끈 떨어진 풍선이 되어 진짜 저 어두운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가진 것 없고 나름 신념을 갖고 선택한 일이지만 결국 이용당하고 버려진 김요한이 앞으로 교도소에서 마주하게 될 가시밭길이 예고된 상황이다.

김요한이란 인물은 이처럼 강하늘이 연기했던 어떤 인물들과도 다르다. 심지가 곧고 사지가 확실하다는 걸 알면서도 소신을 갖고 뛰어드는 인물이다. 엄청난 고통을 겪지만 그럴수록 강해질 것이고 급기야는 자신을 그렇게 만든 이들과 세상에 대한 복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거기에는 아버지의 죽음도 연관되어 있고, 나아가 ‘정의’의 실현이라는 과업도 놓여있다.

행동하지 않으면 세상은 아무 것도 안 변한다? 이 말은 김요한이 하려는 복수와 정의에 대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김요한이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새로운 인물에 뛰어든 강하늘의 각오이기도 하다. 그는 익숙한 세계에 안주하기보다는 위험하고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걸 선택했다. 그래야 배우의 생명력이라 할 수 있는 변화를 추구할 수 있으니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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