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밥그릇을 놓고 어영부영하고 있는 ‘금수저’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MBC 금토드라마 <금수저>에서 가장 귀에 꽂히는 것 중 하나는 민경훈이 부른 OST <이제 시작이야>다. 이 노래는 이승천(육성재)의 새로운 다짐이 있을 때마다 강렬하게 흐른다. 이 곡을 들으면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스> OST의 대표곡 가호의 <시작>이 떠오르기도 한다. 두 곡 모두 강렬한 락킹 사운드로 듣는 이의 심장을 폭주하게 만든다. 또한 드라마의 다소 아쉬운 완성도를 이 음악의 분위기가 보완해 주기도 했다.
아, <이태원 클라쓰>의 경우가 그렇고 <금수저>는 생각보다 이 한 방의 노래만으로 드라마의 단점까지 채워주지는 못한다.
<이태원 클라쓰>는 박새로이(박서준)가 사이코 평강공주 롤의 조이서(김다미)의 도움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다. <금수저>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고교생 이승천이 마법의 금수저로 밥을 세 번 먹어 도신그룹의 황태용(이종원)과 운명을 뒤바꾸는 이야기다.

두 드라마 모두 웹툰 원작이고 <금수저>의 초반 기세는 <이태원 클라쓰>와 비슷한 점이 있었다. 이전에 보지 못한 신선한 설정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박새로이의 억울한 삶에 금세 몰입한 것처럼 이승천의 흙수저 삶에도 금방 몰입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여기에 <이태원 클라쓰>가 대도시 성공신화의 판타지를 보여줬다면, <금수저>는 단번에 가난한 개천에서 금수저로 입성하는 ‘개천용’ 판타지를 보여준 면이 있다.
여기에 <금수저>만의 매력도 초반에는 있었다. <금수저>는 고교생으로 등장한 육성재와 신인배우 이종원의 연기가 극에 잘 녹아들었다. 특히 악역 황태용은 순식간에 금수저에서 흙수저로 뒤바뀌는 인물이다. 그런데 황태용은 소시오패스 같은 아버지 황현도에 눌려 인생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이었다. 황태용의 트라우마는 금수저에서 흙수저 이승천의 삶을 살면서 오히려 치유된다. 가난하지만 정이 넘치는 이승천의 가족들의 일원이 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이처럼 황태용의 캐릭터는 기존의 악역 재벌남 캐릭터와 미묘하게 달랐고, 신인배우 이종원의 연기도 황태용의 뒤틀린 면과 여린 면모를 섬세하게 포착했다.

허나 젊은 주연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금수저>는 <이태원 클라쓰> 같은 신드롬은 낳지 못하고 있다. 일단 이승천, 황태용, 나주희(정채연), 오여진(연우)의 로맨스가 생각보다 흥미롭지 않다. 흔한 학원물에서 흘러가는 로맨스 같아 여러 시청자를 잡아두기에는 부족하다.
여기에 금수저 마법이란 설정 외에 이승천 가족이나 재벌가인 황태용 가족이 너무 빤하고 지루한 면이 있다. 금수저라는 위트 있는 설정이 가족 서사에도 들어가 주변인물들이 톡톡 튀는 매력이 있었다면 좀더 이야기는 흥미로웠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 이승천의 성공기와 황태용, 황현도의 몰락에 집중하고 싶다면 가족 이야기는 비중을 더 줄였어야 한다. 아니면 <금수저>라는 설정으로 밝고 코믹한 가족극으로 갔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금수저>는 나주희의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스릴러 설정의 무거운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는 이 드라마에 시청자가 기대했던 바는 아니다.

<금수저>의 아쉬움은 세 번 밥을 먹어 금수저가 되는 게 아니라 세 개의 밥그릇을 놓고 어영부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단은 <이태원 클라쓰> 같은 성공신화 이야기, 또 하나는 웹드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학원 로맨스물의 이야기, 나머지 하나는 그다지 긴장감도 없는 스릴러 서사다. 이 세 개의 그릇에서 제대로 된 밥 한 술도 뜨지 못하니, 뭔가 이야기가 공허하게 맴도는 느낌이다. 금수저의 마법을 제외하면 인물들의 암투나 감정선 역시 빤하고 지루하다. 이제 시작이야, 가 아니라 언제 시작이야, 라고 느낄 정도로 이승천의 화끈한 성공만 기다리다 어느새 <금수저>는 중반이 지났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MBC,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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