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ENA SBS plus <나는 솔로> 16기 돌싱특집은 1년 전 10기에 이어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체감 상 디즈니플러스의 <무빙>보다도 더 폭발적인 반응이 아닐까 싶다.

다만 같은 돌싱특집이라도 10기와 16기는 미묘하게 분위기가 다르다. <나는 솔로> 10기의 경우 영호, 영식 같은 빌런은 있었다. 영식은 영업사원 카사노바처럼 느끼한 분위기였고 영호는 남녀 관계에 있어 성숙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영철을 사이에 둔 현숙과 영자의 미묘한 신경전도 전형적인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갈등 관계였다.

다만 <나는 솔로> 돌싱특집 10기의 인기는 이런 자극적인 전개 때문만은 아니었다. 일단 영수의 ‘손풍기’ 사건 같은 코믹 요소나 모두를 끌어가는 리더격의 정숙이란 인물이 있었다. 여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독특한 아웃사이더의 분위기를 풍기는 상철과 결국 관전자 모드로 돌아선 순자도 독특한 캐릭미를 발산했다. 배우 같은 외모와 달리 아이 때문에 모든 선택을 망설이는 옥순의 태도도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 출연자마다 돌싱 답게 솔직한 태도와 부모로서의 고민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빌런이라도 나름의 ‘귀염성’들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솔로> 돌싱특집의 인기는 <나는 솔로> 특유의 밀당과 헛다리, 신경전의 스토리와 함께 출연자들의 정이 가는 매력도 한몫했다. 헛다리짚는 모습을 보며 지금 저 돌싱들 ‘뭐허니?’ 같은 허니잼이 가득했다. 웃고 즐기긴 했지만 귀엽고 안타까웠지 뭔가 ‘아프게’ 웃기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솔로> 16기 돌싱특집의 화제성은 10기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16기는 오히려 초반에 10기보다 덜 시끄러워 보였다. 동성 출연자들 사이에 나이 차가 있던 10기와 달리 16기는 각 동성출연자들이 또래여서 더 화기애애하지 않을까 싶었다. 남성들은 40대 초반 여성들은 30대 초중반이 대부분이었으니.

<나는 솔로> 16기 돌싱특집에서 초반 화제의 중심은 사자티셔츠를 입고 오고 동물인형을 사랑하는 유교재미교포 상철이었다. 뭔가 똑똑한 INTP 같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어리숙한 아기 같은 모습이 남녀 시청자 모두에게 ‘덕질’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있었다. 게다가 남친 조련에 능숙해 보이는 영숙과 케미가 살아나고, 또 상철과 정숙, 영식과 현숙, 광수와 옥순처럼 이미 확정된 듯한 커플도 탄생했다. 그래서 초창기 돌싱특집 16기는 <에브리원 세즈 아이러브 유>로맨틱 재질인가, 라고 오해할 법 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반부의 달콤함은 점점 다른 맛으로 변해가는 중이다. 오히려 돌싱특집 16기는 INTP 로맨틱 가이의 매운 마라맛 인간관계 체험하기로 변해가고 있다.

자기 촉을 너무 믿는 뇌피셜 무당들의 등장으로 인한 분란, 귀 얇은 남자의 오해와 폭주, 미소 속에 감춰진 은근한 질투와 자기비하, 여기에 다 큰 어른들이 ‘찐따’ 놀이를 하는 모습까지.

돌싱특집 16기는 뭔가 폭발 직전의 커뮤니티나 회사에서 벌어지는 온갖 눈치싸움들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사회자들의 마음에 동화되어, 아 그거 하지마, 그런 말 하지마, 그런 행동 하지마라, 하면서 이 암투극의 전개를 지켜보게 된다.

물론 인간관계의 매운 맛 불구경이 보는 재미는 있다. 하지만 꿀잼이었던 손풍기 돌싱 10기와는 분명 그 맛이 다르다. 16기 <나는 솔로>들을 구경하다 보면 과한 마라탕의 뒤끝처럼 뭔가 마음 한 구석이 쓰려온다. 여기에 상철의 과거 유튜브 행적 논란 포함 출연진들의 과거 이야기들이 인터넷상에 드러나면서 뭔가 얼얼해지는 기분마저 든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SBS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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