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 반전 시점에도 상승을 방해하는 족쇄들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담하기)] SBS 금토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가 부진에서 좀처럼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절반을 마친 8, 97회와 8회 시청률이 나란히 8.1%(닐슨코리아)로 자체 최저에 머물렀다. ‘파리의 연인으로 시작해 최근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등 빅히트 드라마만 집필해온 김은숙 작가 작품이 중반부에 접어들어서도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은 크게 낯설다.

더 킹은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이라는 두 평행세계를 넘나들며 제국 황제 이곤(이민호)과 한국의 형사 정태을(김고은)이 제국의 위협을 해결하고 로맨스를 나누는 드라마다. 같은 사람이 두 세계에서 다른 삶이 진행되는 평행세계 설정이 일단 복잡하다.

거기다 두 세계를 넘나들며 진행되는 이림(이정진)의 이곤에 대한 역모가 여러 사건들로 쪼개져 두 세계에 나뉘어 있어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이 이전만큼 김은숙 작가 작품에 몰입하지 못하는 바람에 시청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시청률은 반등 못 했지만 7, 8회는 스토리 전개상 전환의 기점에 도달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이림이 대한민국에서 준비해 대한제국으로 옮겨가 벌이는 역모의 실행 방안들이 명확해지는 등 복잡하게 펼쳐지던 서브 스토리들의 가지치기가 많이 이뤄졌다.

정태을, 조영(우도환), 강신재(김경남) 등 주요 등장인물들이 두 세계의 존재에 대한 이해를 마무리함에 따라 메인 스토리 전개가 집중도 높게 진행될 수 있는 여건도 됐다. ‘더 킹이 이제는 스토리상의 단일대오로 진격해 상승을 이뤄낼지 기대해 볼 시점이 됐다.

하지만 더 킹이 힘찬 상승세로 돌아서기에는 발목 잡는 족쇄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우선 대사빨의 부재가 큰 문제다. 김은숙 작가 드라마는 등장인물 간 티격태격 대사 치고받기가 트레이드마크이자 인기 요인이었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그 비중이 크게 줄었다. 명대사도 이전만큼 눈에 띄지 않는다.

그 힘든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태양의 후예’)’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모든 날이 행복했다(‘도깨비’) ’그대는 계속 나아가시오 나는 한걸음 물러나니(‘미스터 션샤인’) 등 다소 오글거리지만 시청자 마음속 깊숙이 박히는 명대사 잔치였던 김은숙 작가의 전작들에 비하면 더 킹에서는 딱히 명대사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한 때 대사빨로 인기가 높지만 서사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받았던 김은숙 작가를 생각하면 서사가 너무 넘쳐 초반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받는 더 킹은 예외적이다. PPL(간접광고)도 드라마 상승을 방해하는 족쇄로 보인다. PPL이 많고 상당히 정성껏 다뤄지고 있어서 문제다.

8회만 봐도 화장품 커피 마스크 프랜차이즈 김치 등 여러 차례 PPL이 등장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들이고 대사까지 더해 적극적으로 다뤄진다. 김은숙 작가 드라마가 워낙 인기가 높다 보니 이번에도 소화해야 할 많은 PPL이 이미 방송 시작 전부터 붙어 있을 상황은 이해가 된다.

그리고 시청률이 높을 때는 이같은 PPL 정성껏 녹이기가 시청자들의 재미 요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복잡한 서사 전개로 시청자들의 불만이 컸던 상황에서 전작들처럼 PPL이 등장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방해 요소가 되고 있는 듯하다.

마지막 족쇄는 경쟁작들이다. 괴력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JTBC ‘부부의 세계의 시작과 더 킹의 마지막 방영 시간이 맞물려 시청률에서 손해를 봤던 데서 나아가 타 채널 예능들의 강력한 태클을 받고 있다.

금요일에는 새로 시작한 tvN ‘삼시세끼와 맞붙는데 1,2회에서 시청률 9.3%9.8%을 기록, ‘더 킹을 모두 앞섰다. 토요일에는 JTBC ‘아는 형님에 고전 중이다. 원래는 더 킹의 시청률이 훨씬 높았다. 하지만 아는 형님9일 방송가 최고의 시청률 제조기 미스터트롯7이 출연하면서 갈 길 바쁜 더 킹을 괴롭혔다. ‘아는 형님9일 시청률이 이전 주 평균의 두 배인 15.5%로 폭발적 상승했다. ‘아는 형님은 다음 16일에도 미스터트롯7편을 이어갈 예정이라 반전을 시도하는 더 킹앞날이 험난한 상황이다.

더 킹후반부가 이런 족쇄들을 털어내고 시청률 상승 그래프를 그려낼지, 혹은 족쇄들을 그대로 달고도 드라마의 다른 매력으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은숙은 김은숙이기 때문이다. 20년을 지켜온 시청률 불패 신화를 생각하면 더 킹에게는 아직 8회나 남아 있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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