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강재준·이은형 부부, 이 폐업 경험자들의 피가 되는 덕담

[엔터미디어=정덕현] 어쩌면 저렇게 밝고 따뜻한 에너지가 넘칠 수가 있을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찾아온 개그 커플 부부 강재준과 이은형은 등장부터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해줬다. 1회부터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다 본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찐 팬이라는 걸 전하며 그 현장에 자신들이 앉아 있다는 사실을 감격스러워하는 그들은 백종원과 정인선 그리고 김성주를 진짜 연예인 보듯 바라봤다.
닭한마리집을 하려다 백종원의 조언을 듣고 아예 만두 전문집으로 거듭나고 있는 가게에 ‘미리 투어단’으로 참여한 강재준과 이은형은 SBS <웃찾사>에서 인연이 되어 결혼에 골인한 개그 커플 부부다. 과거 식당 경험이 있다는 강재준은 연남동에서 문어숙회집을 이은형과 함께 했고, 장사도 잘 됐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결국 폐업을 했다고 했다. 그러니 이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장사하는 분들의 고충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상황실에서 한바탕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고 만두집으로 향하며, “근데 상황실이 멋있을 줄 알았는데 건어물집에서 할 줄은 몰랐다”는 말로 큰 웃음을 준 그들은 역시 천상 개그맨들이었다. 하지만 만두집을 찾아 백종원의 조언으로 업그레이드 된 만두를 시식하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진지했다. 진정으로 도움이 되어주려는 그 진심이 묻어났다.
실제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면서 많은 걸 배웠다는 그들은 그것이 자신들에게만 벌어진 변화가 아니라는 걸 이야기하기도 했다. 위생점검을 하는 걸 보고는 자신들도 대청소를 하곤 했다는 것. 만둣집 사장님이 잘 생기셨다는 말을 하면서 소지섭을 닮았다며 ‘만두소지섭’이라는 닉네임을 달아주는 이은형은 역시 개그맨으로서의 남다른 재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 닉네임은 어쩌면 향후 이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는 강렬한 인상으로 남지 않을까.

고기 만둣국, 김치 만둣국, 고기만두, 김치만두를 하나씩 다 시킨 그들은 먼저 고기만두를 먹어보고 그 맛에 감탄했다. 사장님이 만든 고추절임을 얹어 먹는 맛에 푹 빠져들었다. 하지만 칭찬만 이어진 건 아니었다. 김치만두를 먹어보더니 간이 약하다는 솔직한 평가를 내놨고, 대신 고추절임을 얹었을 때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는 이야기도 해줬다. 만둣국은 국물이 해장될 맛이라며 듣기에도 속이 시원한 리액션을 더해줬고, 양념을 넣은 후 밥을 말아 먹는 ‘국룰’도 보여줬다.
이은형은 고추절임과 만두의 조화가 특별하다며, 그것을 손님들에게 더 어필하고 설명해주면 더 잘될 거라는 덕담 섞인 조언도 해주었다. 그 가게만의 포인트를 잡아 손님들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그 곳을 멀리서도 찾아오게 만드는 유인이 될 거라는 걸 장사를 해본 그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진심어린 조언과 덕담을 해준 데는 코로나 때문에 폐업을 했던 그 아픔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였다. 오래도록 준비했던 가게가 단 몇 시간 만에 사라지게 되는 걸 접하면서 펑펑 울고 한동안은 아무런 활동도 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다는 그들이었다. 강재준은 코로나19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모두 힘들지만 그래도 잘되는 가게는 잘 된다며 만둣집 사장님에게 잘 될 거라는 말로 용기를 줬다.
최근 들어 개그 프로그램들이 사라지거나 예전만큼 인기를 끌지 못해 개그맨들도 저마다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아마도 강재준과 이은형이 문어숙회집을 운영하게 된 것도 그런 현실 때문이었을 게다. 하지만 그 어려운 현실에도 폐업을 했던 아픔까지 공유하며 잘 되기를 기원하는 이 부부의 모습은 소박하지만 따뜻함이 느껴졌다. 사장님에게 사인까지 해달라는 이 부부에게서는 자신을 한껏 낮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거나 웃음을 주는 개그맨들의 자세가 묻어났다.

이들의 밝고 따뜻한 에너지는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삶의 상처들에 대한 공감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그걸 알고 있으니 누군가에게 애써 그런 에너지를 전하려 하는 게 아니겠나. 간만에 느껴보는 훈훈함이 아닐 수 없었다.
정부도 못하는 걸 척척 해내는 백종원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지금 시대의 스타는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잘 대변하는 인물 백종원에 대해 정덕현 평론가와 함께 알아봅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