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스릴러, 판타지, 휴먼... 욕심쟁이 ‘링크’의 기대와 우려

[엔터미디어=정덕현] 도대체 이 드라마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추고 있는 것일까. tvN 월화드라마 <링크>의 첫 회는 시청자들에게 장르적 혼돈을 주기에 충분하다. 미쉐린 별 레스토랑의 잘 나가는 셰프인 계훈(여진구)의 등장과 함께 시작하니 음식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아닐까 싶지만, 금세 그에게 사라진 줄 알았던 감정공유 ‘링크 현상’이 다시 벌어지면서 어딘가 판타지적인 장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어려서 쌍둥이 여동생과 감정적으로 이어지는 ‘링크 현상’을 겪었고, 그 여동생 계영(안세빈)이 실종되는 사건 이후 사라졌던 그 현상이 다현(문가영)의 등장으로 다시 생겨난 것. 그래서 계훈은 다현이 실종된 동생은 아닐까 생각하지만 결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여긴다. 당시 그 링크 현상으로 계훈은 동생의 죽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링크>는 계훈이 어려서 잃어버린 동생을 찾거나 혹은 그 때의 아픈 상처를 넘어서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갑자기 지화동으로 공간을 옮겨오면서 미스터리와 휴먼드라마가 뒤섞인 듯한 또 다른 결의 장르적 색깔을 더해 놓는다. 다시 생겨난 링크 현상 때문에 이끌리듯 어려서 동생을 잃었던 그 곳에 계훈은 다시 레스토랑을 내고, 월세도 내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걸 엄마에게 들킨 다현은 지화동에서 춘옥전골집을 하는 엄마 복희(김지영)의 집으로 내려오게 된다. 자꾸 이렇게 엮이게 되는 계훈과 다현 사이에는 멜로 구도가 만들어진다.

레스토랑과 한식당이 마주하고 있는 이 형국은 다시 음식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를 떠올리게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어딘가 비밀을 숨기고 있고, 특히 다현을 스토킹하는 남자가 정당방위로 죽게 되자 능숙하게 그 시체를 유기하는 복희와 할머니 춘옥(예수정)에게서도 어떤 미스터리한 기운이 느껴진다. 갑자기 살인사건과 시체 유기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링크>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 분위기가 바뀐다. 그 곳 지구대의 원탁(송덕호)과 민조(이봄소리) 같은 경찰의 등장은 스릴러 장르의 색깔을 분명히 예감케 만든다.

이처럼 <링크>는 시작부터 늘어놓은 장르적 색채가 너무 많다. 음식 소재의 드라마이면서 판타지가 더해지고 멜로는 물론이고 미스터리 스릴러까지 느껴진다. 각각으로 보면 이야기의 구슬들이 그만큼 많은 것이지만 걱정되는 건 과연 이 구슬들이 모두 하나로 잘 꿰어질까 하는 점이다. 자칫 잘못하면 장르적 부조화로 인해 지리멸렬한 드라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제로 붙은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 역시 이러한 <링크>의 욕심이 담겨진 제목이다. 음식이 들어가고(한식당과 레스토랑), 멜로에 스릴러를 더하겠다는 욕심이 그것이다. 첫 회야 이 드라마가 가진 다양한 결들을 소개한 것이니 그러려니 받아들일 수 있지만, 2회부터 이 결합들이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큼 유기적인가에 대한 냉정한 시선이 던져질 것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모 아니면 도’로 보이는 시도다. 이렇게 많은 구슬들이 하나로 꿰어질 수 있다면 놀라운 만족감을 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도저도 아닌 이야기로 전락할 수 있어서다. 과연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과도 ‘링크’를 이어갈 수 있을까. 2회가 궁금해진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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