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덮죽집 사장님의 호소, 결국 잘 마무리되긴 했지만
‘골목식당’, 덮죽 표절 논란에서 보이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현실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결국 일파만파 커졌던 이른바 덮죽덮죽브랜드의 메뉴명 표절 논란은 업체 측의 공식 사과문으로 끝나게 됐다. 업체 측은 수개월의 연구와 노력을 통해 덮죽을 개발하신 포항의 신촌‘s 덮죽 대표님께 너무 큰 상처를 드렸다며 직접 사과하기 위해 찾아갔지만 대면하는 걸 힘겨워 해 사과문을 게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잘못을 모두 인정했고 덮죽덮죽브랜드는 모든 프랜차이즈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했던 포항의 덮죽집의 아이디어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덮죽을 한 식품 제조 마케팅 업체이자 프랜차이즈가 상표 출원을 해 도용했다는 사실이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생겨났다. 포항편에 출연했던 덮죽집 사장님이 SNS를 통해 올린 호소문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사장님은 포항 골목식당 출연 덮죽집은 서울 강남 그 외 지역의 업체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뺏어가지 말아주세요. 제발. 수개월의 제 고민이, 수개월의 제 노력이, 그리고 백종원 선생님의 칭찬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번 사태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파장으로 이어진 건 아무래도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가게라는 점과, 그 중에서도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던 포항 덮죽집의 사연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아버님의 퇴직금으로 창업을 했지만 경험이 없는데다 불경기, 코로나까지 겹쳐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던 덮죽집 사장님은 백종원과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포기하지 않고 매일 같은 새로운 레시피를 연구하는 모습으로 덮죽이라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냈다. 당시 방송에서 백종원은 그 레시피를 연구한 몇 권의 공책을 보고는 큰 감명을 받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 가게였기 때문에 포항 덮죽집은 시청자들에게 더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지금 같은 코로나 시국에 이런 어려움에 처한 집이 노력해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는 건 같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서민들에게는 작은 희망을 전해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의 분노는 더 커졌고 관련업체의 다른 프랜차이즈까지 불매 운동을 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사안이 커지자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도 포항 덮죽집 사장님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나섰고 이를 방송에도 담겠다고 했다. 일파만파 커져버린 논란에 덮죽프랜차이즈를 진행하려던 업체는 사과하고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런데 이 사태를 통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 있다. 그것은 소상공인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놓고도 이렇게 상도덕 없는 프랜차이즈업체에 의해 아이디어를 도용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덮죽집의 경우는 다행히 방송과 여론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기 때문에 사과와 사업 포기로 결론날 수 있었지만, 만일 보통의 가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과연 이런 결과를 맞이할 수 있었을까.

때때로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하는 가게들 중에는 이 프로그램이 선보였던 레시피를 따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것은 어쩌면 소상공인들이 같이 잘 살자는 의미로 충분히 허용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어렵게 내놓은 아이디어를 프랜차이즈 같은 업체가 도용해 사업화하는 건 사안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이번 사안은 잘 마무리된 모양새지만, 드러나지 않은 유사한 사건들이 어찌 없을까 싶다. 여러모로 소상공인들의 현실이 더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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