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꼴리아’, 이도현이 풀어낼 사랑과 정의의 방정식이 기대된다

[엔터미디어=정덕현] tvN 수목드라마 <멜랑꼴리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애초 지윤수(임수정)와 백승유(이도현)의 사제지간을 넘는 금기 멜로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지만, 드라마는 7회를 기점으로 4년 후의 이야기로 전개되면서 하려던 이야기의 본색을 드러냈다.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문제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지윤수 선생님에게 묻던 그저 풋사랑에 빠져버린 백승유의 모습은 4년 후 완전히 달라졌다. 수학천재로 학교를 중퇴하고 대신 검정고시로 대학에 들어가 그 짧은 기간 동안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루치펠상까지 받으며 저명한 수학자가 되어 돌아온 것.

그는 해외의 유명한 학교들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굳이 수학예술영재학교로 전환된 아성고 수학교사로 돌아왔다. 교장이 된 노정아(진경)는 백승유의 이런 행보에 의구심을 느꼈지만, 백승유는 과거의 어린 학생이 아니었다. 그는 노정아 앞에서 속내를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척 수학교사로서 아성고 학생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나눠주겠다는 말만 했다.

하지만 백승유의 귀환은 어딘가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복수를 예감케 한다. 그것은 4년 전 자신과 지윤수 선생님이 스캔들로 엮여 겪게 된 일들에 대한 복수다. 지윤수는 종적을 감춘 채 ‘수학 클리닉’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의 개인지도를 하고 있었고, 백승유는 자퇴 후 4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성취를 한 이유로 “힘”을 갖고 싶었다는 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저명한 수학자가 되어 힘을 갖게 된 백승유가 다시 아성고로 돌아오게 된 걸 보면, 그의 복수는 이미 4년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그 복수의 대상은 그들의 관계를 스캔들로 만들어 터트린 노정아와 시험지 유출사건을 일으켰던 성예린(우다비)과 그의 부모 성민준(장현성), 유혜미(변정수)는 물론이고 여기 관련됐던 최성한(전진기) 교감, 한명진(안상우) 수학교사 등이다. 백승유는 4년 전 지윤수 선생님에게 달려가 “증명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불법적인 ‘부모찬스’와 돈을 받고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해온 범죄를 증명하면서, 동시에 지윤수 선생님과의 관계가 금기를 넘은 패륜이 아니라 사랑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흥미로운 건 이도현이 복수를 하는데 있어 수학천재다운 수 싸움과 증명 방법 같은 논리적인 방식을 동원할 거라는 예감이다. 수학이라는 소재를 가져와 멜로로 엮어낸 바 있는 <멜랑꼴리아>는 이제 이를 통한 복수극을 그려가려 한다. 백승유는 종적을 감춘 지윤수를 다시 만나기 위해 마치 체스판을 두듯 포석을 한다.

과거 지윤수 선생님의 책을 갖고 있는 학생이 자신이 맡은 반에 있는 걸 확인한 후 백승유는 의도적으로 절판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리포트를 쓰라는 숙제를 낸다. 그리고 모든 도서관에 책이 다 대출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한 도서관에 남아있는 책을 빌리러 온 지윤수를 백승유는 기다렸다 만난다. 수학적 계산과 논리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또 움직이게 하는 백승유의 모습이 슬쩍 드러난 것.

<멜랑꼴리아>는 그래서 4년 전 풀어내지 못한 문제를 이제 백승유가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을 담을 작정이다. 그건 과거의 진실을 밝혀 정의를 구현해낸다는 점에서 복수극이 되면서, 과거 접었던 마음을 다시 지윤수와 이어간다는 점에서 멜로가 된다. 그저 그런 뻔한 금기 멜로가 아닐까 싶었던 드라마의 신선한 반전이 아닐 수 없다. 과연 백승유는 이 사랑과 정의의 방정식을 풀어낼까. 이로써 자신의 진심도 또 진실도 모두 증명해낼까. 시청자들의 새로운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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