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살벌한 손석구와 코믹한 마동석의 찰떡 조합

[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마동석이 마동석했다? 영화 <범죄도시2>는 마동석이 주인공인 액션물에서 늘상 나오던 그 말을 다시금 꺼내게 한다. 허벅지가 어깨에 붙어 있는 듯한 어마어마한 팔뚝으로 한번 휘두를 때마다 마치 슈퍼히어로물을 보는 듯한 폭발적인 타격감이 느껴진다. 게다가 하는 행동이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이 엄청난 괴력과는 너무나 상반되는 모습으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제공한다. 이러니 약 100여 분 간 극장에서 잠시 현실을 잊고 빠져들기에 이만한 오락물이 있을까 싶다.

그런데 <범죄도시2>에는 마동석이 마동석했다는 말과 더불어 또 하나의 말을 덧붙여야 할 것 같다. 그건 최근 대세배우로 떠오르고 있는 손석구가 손석구했다는 말이다. JTBC <나의 해방일지>에서 구씨라는 캐릭터로 배우 김지원과 ‘추앙커플’로 불리며 추앙을 불러일으킨 손석구다. <나의 해방일지>에서 구씨는 어딘가 긴장하게 만들지만 연인 앞에서 “넌 날 쫄게 해”라며 슬쩍 무너지는 모습으로 애정을 표현함으로써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범죄도시2>에서 강해상 역할의 손석구는 그 얼굴을 척 보여주는 순간부터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범죄자의 살벌함을 보여준다.

<범죄도시2>는 1편에서 업그레이드 되어 그 공간을 베트남으로도 확장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인들을 납치하고 그 가족들에게 금품을 요구한 후 모두 살해하는 강해상을, 범죄인 인도를 위해 베트남에 간 마석도(마동석)와 전일만(최귀화) 반장이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압도적인 액션과 빵빵 터지는 코미디가 펼쳐진다. 물론 베트남에서 강해상이 한국으로 밀입국하면서 그 무대는 다시 한국으로 옮겨지지만.

사실 <범죄도시>에서 마동석만큼 주목받았던 배우가 악역이었던 윤계상이었다. ‘장첸’이라는 캐릭터가 지금도 회자되는 건 그래서다. <범죄도시2>에서 손석구가 강해상이라는 악역을 수락하는데 있었을 부담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만큼 <범죄도시>라는 오락 액션 시리즈는 마동석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만큼 그가 대적할 독보적인 악역이 관건이 되는 영화다. 그런 점에서 보면 손석구는 확실히 <범죄도시2>를 끝까지 긴장하게 만드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고 보인다.

마동석과 손석구의 조합은 찰떡궁합이다. 그건 이 영화가 관객들을 보기 불편할 정도로 살벌한 긴장감을 만들어낸 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코믹하고 시원한 액션을 연결하는 그 구성을 이 두 배우가 기막히게 소화해내고 있어서다. 살벌한 마체테 칼을 휘두르는 강해상의 유혈이 낭자한 살인 장면들이 만들어내는 불편함은, 너무 거대해 걷는 것도 뒤뚱뒤뚱 걷는 듯 느껴지는 마석도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편안함으로 바뀐다.

여기에 코믹함을 배가시키는 최귀화나 박지환 같은 신스틸러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최근 <우리들의 블루스>로 역시 독보적인 연기를 선보인 박지환은 <범죄도시2>에서도 미워할 수 없는 악역으로 어쩔 수 없이 마석도를 돕는 인물로 등장해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물론 <범죄도시2>의 스토리는 시즌1과 그리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이건 일종의 게임처럼 분명한 캐릭터들이 제 역할을 보여줌으로서 보는 내내 원하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오락물이다. 그런 점에서 또 다른 시즌이 반복된다고 해도 충분히 재미를 줄 그런 영화다. 그래서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은 단연 배우들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마동석과 손석구 그리고 최귀화와 박지환 같은 배우들의 호연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범죄도시2’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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