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1000만 관객 돌파 초읽기, 그 돌풍의 비결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너무나 시의적으로 맞아 떨어졌다. 이제 1,000만 관객 돌파 초읽기에 들어간 영화 <범죄도시2>의 돌풍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그런 한 줄이 나오지 않을까. 코로나19로 인해 텅텅 비었던 극장이 1,0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둔 <범죄도시2>로 이제 꽉꽉 채워지는 반전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 <범죄도시> 1편의 누적 관객 수는 약 680만. 코로나 시국 이전이었던 걸 생각해보면 청불 등급으로 크게 성공하긴 했지만 역대급 성과를 냈던 작품이라 보긴 어렵다. <범죄도시2>는 어떨까. <범죄도시> 1편과 비교해 역시 괄목상대한 작품은 아니다. 어찌 보면 시즌1의 흥행공식을 잘 따라간 속편이랄까.

적절한 코미디와 폭발적인 액션이 정서적인 쾌감까지 더해진 범죄스릴러가 바로 <범죄도시>의 흥행공식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1편에서도 그랬듯 마동석이라는 브랜드다. 마동석은 마동석을 연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는 액션물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했다. 관객들이 마동석이 나오는 영화에 기대하는 부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건 주먹이 날아갈 때마다 폭발음이 들릴 정도의 시원시원한 액션이고, 그와는 상반되게 ‘마요미’라 불릴 정도로 귀여운 캐릭터다. <범죄도시2>도 이러한 마동석 브랜드를 그대로 가져와 관객들이 기대하고 보고팠던 그것을 보여준다. 터질 듯한 근육에서 나오는 파괴력은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했던 관객들의 속을 뻥 뚫어주는 쾌감을 선사한다.

그런데 <범죄도시2>에는 마동석 브랜드에 갑자기 신드롬의 주인공이 된 손석구라는 배우가 얹어지면서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었다.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추앙’하고픈 배우가 된 그는 <범죄도시2>가 이만한 성공을 거두는데 큰 역할을 했다. ‘오늘 나의 해방일지 프리퀄인 범죄도시2를 보고왔습니다’ 같은 댓글반응이나, <나의 해방일지>의 밈이 되어버린 대사 “추앙해요”를 패러디해 “추포해요”라는 글이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상황은 손석구의 이런 영향력을 잘 보여준다.

무엇보다 <범죄도시2>는 이미 브랜드화된 마동석의 기대한 대로 보여주는 액션, 코미디와 더불어 시즌2만의 차별점으로 악역이 세워질 수밖에 없다. 바로 그 악역이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리게 만드는 손석구가 세운 강해상이라는 인물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시즌1에서 윤계상이 연기해 화제가 됐던 ‘장첸’과 비교되며 ‘강해상’ 역시 그 이상의 살벌한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동석 브랜드에 손석구라는 의외의 신드롬이 더해진데다, 마침 코로나19가 엔데믹 상황으로 옮겨가는 와중에 개봉된 영화라는 점은 <범죄도시2>가 생각 이상의 폭발력을 낸 복합적인 요인들이다. 나쁘지 않은 오락영화지만, <범죄도시2>가 대박의 상징인 1,000만 관객을 목전에 두며 엔데믹을 알리는 영화가 된 건 이처럼 시의적으로 딱딱 맞아 떨어진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이 성과가 훗날 영화관에도 슬슬 봄이 오고 있다는 걸 알려준 기분 좋은 징후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범죄도시2>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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