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웃는 오은영 박사의 독보적인 매력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2022년 현재 오은영 박사는 백종원 이후 방송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연예인이 된 듯하다. 오은영 박사는 종편과 지상파를 넘나들며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육아, 결혼, 개인의 내면 등등 사회 속 인간의 삶과 관계된 모든 것들이 오은영 박사의 분석 대상이다.

물론 예능의 백종원과 교양의 오은영 박사를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균형이 안 맞아 보일 수도 있다. 시청률 면에서도 백종원과 오은영 박사를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교양 프로 혹은 교양과 예능을 더한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매번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여준다. 굉장히 이례적이고 독보적인 인물인 것이다.

한편 백종원은 SBS <골목시장>의 대성공 이후 여전히 다양한 채널에서 백종원식 프로그램들을 ‘프렌차이즈’하고 있다. 백종원의 마력은 미식 시대와 더불어 그가 보여준 친숙함에 있다. 백종원은 누구나 편안하게 느낄 수 있는 설탕 같은 달콤한 매력의 아이콘이다. 이 매력으로 그는 수많은 프로 방송인들을 제치고 가장 영향력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을 끌어왔다. 대중들은 주름 잡힌 백종원의 환한 미소에서 달콤하고 편안한 자본의 미소를 읽는다.

오은영 역시 큰 입술로 환하게 웃는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다. 하지만 그 미소는 백종원의 미소와는 또 다르다. 오은영 박사 역시 굉장히 많은 방송을 이끌고 있지만, 그의 대표작은 역시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와 <오은영의 금쪽상담소>다. 두 프로그램은 아이들과 부모, 혹은 셀럽 출연자의 심리분석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출연자들은 고통 받는 얼굴로 나타났다가, 마지막 오은영 박사의 시원한 미소와 함께 치유의 표정으로 되돌아간다.

그렇다고 오은영 박사의 미소를 힐링의 미소라고 부를 수는 없다. 기존에도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해주는 전문가들은 종종 있어왔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패널들을 위로하는 대신 일단 그들의 내면과 환경을 냉철하게 분석한다. 그때의 오은영 박사는 카리스마 있고, 냉철한 태도를 보여준다.

한다. 그때의 오은영 박사는 카리스마 있고, 냉철한 태도를 보여준다.

오은영 박사는 출연자가 미처 알지 못한 환경의 문제를 지적해 준다. 또한 출연자들이 믿고 있는 자신에 대한 신념이나 믿음도 무참히 깬다. 그러면서 그것이 어떤 불안이나 어떤 환경, 어떤 성격의 특이점에서 온 것인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들려주려 노력한다. 또한 미처 출연자가 인지하지 못한 부분을 쿡 찌르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에 오은영 박사의 상담을 따라가는 일은 솔직히 어떤 드라마보다 흥미로운 순간이 있다. 인간의 겉모습을 훔쳐보는 속내, 그것을 훔쳐보는 일이 원래 드라마이기 때문에. 거기에 심지어 반전의 순간까지 존재하기에.

그렇다면 오은영 박사가 출연자들의 삶을 분석하며 보여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각성이다. 나는 나를 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와 함께 나의 삶을 여행하면서 나를 각성시킬 때, 뭔가 울컥함을 느끼게 된다.

그 순간 오은영 박사는 시원한 미소를 지으면서 상담 대상자를 바라본다. 너의 문제는 운명적이고 저주받은 것이 아니라는 표정. 그것은 고작 습관처럼 굳어진 삶의 태도에서 비롯됐으니 마음가짐이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는 의지를 불어넣어준다. 그 순간 삶의 문제점이 뻥 뚫린 것 같은 시원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오은영 박사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 한국사회에서 도덕적으로 타인을 비난하거나, 싸잡아서 세대를 비난하는 일은 흔하다. 또는 으쌰으쌰, 하며 같이 울어주는 게 위로의 방식으로 길게 이어져왔다. 하지만 한 개인의 삶을 촘촘하게 들여다보며 그 삶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들려주는 일은 많지 않다. 더구나 그 솔루션은 어느 경우에는 그저 삶의 방향에서 약간의 각도를 트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그 깨달음의 ‘넛지’를 TV로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순간 시원한 상쾌함이 느껴지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KBS, MBC, 넷플릭스,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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