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 오케이!’, 오은영 박사의 위로는 시장 모든 분들에게 닿았다

[엔터미디어=정덕현] “너무 많이 울었다. 나. 친 딸처럼.” KBS 새 예능프로그램 <오케이? 오케이!>에서 오은영 박사는 ‘광장시장 아이유’로 불린다는 구효정(30세)씨와의 솔루션 시간을 마친 후 그렇게 말했다. 구효정씨의 사연이 오은영 박사의 마음을 울린 것. 그 사연은 또한 시청자들 마음 또한 먹먹하게 했다. 거기에는 시장에서 살아가는 분들의 고단한 삶과 그럼에도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하루도 놓지 않고 그 곳을 지키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제 겨우 서른 살. 시장과는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젊은 나이지만 이 분식집을 구효정씨는 무려 15년 간 해왔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몸이 편찮으신 엄마 일을 도우면서부터였다. “저의 고민은 엄마가 광장시장에서 오래 일하시다가 아프셔도 병원 한 번 못가시고 돌아가셨는데... (엄마가 돌아가신 게) 저희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구효정씨의 고민은 돌아가신 엄마에게 남은 지워지지 않는 죄책감이었다.

지역 곳곳에서 생업에 바쁘게 살면서도 저마다 가진 고민과 아픔들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오은영 박사가 솔루션과 위로를 주는 프로그램. <오케이? 오케이!>가 처음 찾아간 곳은 광장시장이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분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오은영 박사 특유의 위로 가득한 솔루션들이 전해졌다. 그 중 가장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사연이 바로 광장시장 아이유로 불린다는 구효정씨와 돌아가신 엄마에 대한 이야기였다.

구효정씨의 엄마는 유방암 수술을 하셨고 완치된 줄 알았는데 일을 하다 보니 관리를 제대로 못했고 재발이 되고 전이가 되어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런데 구효정씨는 엄마가 돌아가신 것이 자식들을 먹여 살리려고 열심히 일하시다가 시기를 놓쳐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땐 저희가 더 어렸으니까 의지할 데도 없었던 것 같고, 병원 가라고만 말을 했지, 직접 모시고 가지 못했거든요. 그 땐 너무 어렸을 때라..”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만 해도 구효정씨는 연기자가 꿈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후에는 꿈을 잊고 살았다. 대신 엄마가 장사하던 그 자리를 지키며 그 일을 이어왔다고 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그 가게를 이어받아 구효정씨와 함께 장사를 해온 이모는 조카가 먹고 싶은 것도 입고 싶은 것도 잘 안 챙긴다며 안타까워했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초반에는 시장에 오기가 싫었어요. 계속 생각이 나고 항암치료 계속 받으시면서 일을 병행하셨는데, 아프면 제발 쉬어. 이렇게만 얘기했지, 엄마가 왜 못 쉬고 나오는지에 대한 그런 깊은 얘기는 못 물어봤어요.” 먼저 물어보지 않았고 특히 사랑한다고 말을 많이 못한 걸 후회한다고 했다. 또 시장 가지 말고 같이 이야기를 더 많이 못한 걸 후회한다 했다.

아마도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장사를 하게 된 구효정씨는 이제 엄마가 왜 아픈데도 자리를 지키며 장사를 하셨는지, 그 마음이 어땠는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을 터였다. 심지어 돌아가시기 1,2주 전에도 가발을 쓰고 나와 일을 하셨다고 했다. 이제 자신이 떠날 것을 직감한 엄마는 힘닿는 데까지 조금이라도 자식들을 위해 돈을 벌려 하시지 않았을까 하고 구효정씨는 생각했다.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 엄마가 눈을 못 감고 눈물을 흘렸다는 이모의 말이 못내 가슴 아팠다. 구효정씨는 엄마가 돈 몇 천 원이 부족해서 겨울점퍼를 못 샀고 당시 초등학생이라 그걸 사드리지 못한 게 못내 한이 된다고 했다. 그런 후회와 한이 얼마나 구효정씨를 아프게 하고 그래서 더 악착같이 일을 하며 살아가게 했을까 눈에 선했다.

사연을 듣다 눈물을 흘린 오은영 박사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오늘 처음부터 여기 왔을 때.. 광장시장 사람들이 너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거예요. 이 어머니가 평소에 여기서 장사를 하시면서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을 해보니까 그 마음이 싹 전달이 되면서 갑자기 눈물이 확 났어요.” 오은영 박사는 구효정씨의 사연을 통해 그 절절한 모녀의 마음을 읽어내면서 동시에 그것이 광장시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마음이기도 하다는 걸 말한 것이었다.

오은영 박사가 내린 위로 가득한 솔루션은 그래서 엄마한테 광장시장의 이 자리가 어떤 의미였는가에 대한 걸 알려주는 것이었다. “자식들을 위해서 생계를 해결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딸에게 오은영 박사는 그렇게만 생각하면 엄마가 너무 가엾게만 느껴질 거라며, 물론 생계의 의미도 있었겠지만 그 자리는 ‘엄마의 인생’이고 ‘엄마 자신’이었을 거라고 했다. 엄마는 그 자리에서 ‘자부심’을 느끼셨을 거라며. “여기서 땀 뻘뻘 흘렸던 엄마. 너무 가엾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엄마의 인생에 상당히 자긍심을 느끼셔도 될 것 같아요.” 오은영 박사의 진심어린 그 말은 구효정씨에 대한 위로이면서 광장시장 사람들 전부에 대한 상찬이자 위로로 느껴졌다.

새로 시작한 오은영 박사의 <오케이? 오케이!>는 어딘가 과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전국 곳곳을 찾아가며 길거리에서 만났던 서민들의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서민들의 살아가는 생생한 이야기에는 저마다 한 편의 소설이자 드라마 같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있다는 것. 여기에 오은영 박사 같은 솔루션과 때론 같이 울어주는 경청의 위로를 더하는 인물까지 더해졌으니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서민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공감하고픈 시청자들에게는 한껏 기대감이 커지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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