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이성민이 절대적이라는 증거

[엔터미디어=정덕현] 이성민의 분량이 빠지자 시청률도 빠졌다?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상승세에 갑자기 브레이크가 걸렸다. 8회까지 파죽지세의 시청률로 19.4%(닐슨코리아)를 기록하고 이제 20%를 넘기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9회에 16.9%로 시청률이 내려앉았다.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금요일 저녁에 드라마부터 예능까지 볼만한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 만든 변수일 수도 있고, 연말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 내적인 요인도 적지 않아 보인다. 그건 순양그룹 진양철 회장 역할의 이성민 분량이 9회에 거의 사라진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실상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강력한 파괴력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바로 이성민이기 때문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살해됐다가 회귀해 다시 순양가 막내 손자로 살게 된 진도준(송중기)의 치밀한 복수극을 그리고 있지만, 드라마의 힘은 진양철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에서 만들어졌다. 어찌 보면 진양철이라는 인물이 그려놓은 밑그림이 있어 진도준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그런 상황들이 가능했다고도 볼 수 있는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 진양철이 중요한 건, 이 인물에 투영된 이야기들이 실제 재벌가의 그것과 비교점을 만들어내면서 이 작품이 힘을 발휘했다는 데서 찾아질 수 있다. 즉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를 보며 그 허구 속에서도 삼성, 현대 같은 실제 재벌가의 이야기들을 찾아내는 묘미를 느꼈다. “저건 누구 이야기”라는 식의 수다가 화제로 이어지고 본방사수로도 이어졌던 것.

여기서 중요한 건 ‘회귀물’이라는 주로 젊은 세대들이 즐기던 판타지가, 이러한 익숙한 재벌가의 실제 이야기들을 더함으로써 중장년의 기성세대들도 즐기는 판타지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1987년부터 이어진 정치적, 경제적 사건들을 기억하는 기성세대들은 그것이 이 드라마 속의 소재로 들어와 허구적 판타지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회귀물을 남다르게 실감할 수 있게 됐다. 그저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당대를 겪었던 이들이라면 상상해봤을 어떤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진양철 회장은 이러한 판타지에 실감을 주는 현실적인 색깔을 부여하는 인물이다. 자동차에 대한 꿈과 반도체가 미래라는 비전을 갖고 장사꾼으로서 판단해 가족도 내치는 비정한 인물. 그래서 이 인물은 대중들이 재벌가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양가감정을 고스란히 불러일으킨다. 결코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추진력에 끌리면서도 동시에 저들이 가진 선민의식이나 돈밖에 모르는 면면들이 주는 불편한 감정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

이성민은 이 역할을 200% 연기해냈다. 그래서 다소 느슨해질 수 있는 이야기도 멱살 쥐고 끌고 가는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8회 순양백화점 진화영(김신록) 대표와 각을 세우는 진도준의 이야기로 넘어가면서 이성민의 분량은 조금씩 줄어들었고, 9회에는 거의 분량이 없었다. 대신 진화영 대표가 만만찮은 면모로 진도준과의 대결구도를 만들며 그 빈 공간을 채웠지만 어딘지 진양철이 그간 드라마에 만들어낸 무게감만큼은 채워지지 않았다. 여기에 검사로 등장한 서민영(신현빈)과 진도준의 관계가 조금씩 멜로 분위기와 더불어 등장한 점도 극의 추진력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제목은 <재벌집 막내아들>이고 주인공은 회귀에 다시 살게 되어 복수를 해나가는 진도준이 맞지만 이 드라마의 힘은 엄연히 진양철에서 나오는 게 사실이다. 복수의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걸 팽팽하게 만들어주고 또 이 허구에 현실감을 얹어주는 진양철이 살아야 드라마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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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이 이성민 분량이 빠질 것을 미리 알고 9화부터 이탈했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텐아시아때는 이렇지 않았다.
기사에서 정덕현이라는 이름이 자주 언급이 되니 어느 순간 자신의 이름에 무게가 실린다고 느꼈는지 글로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와는 반비례해 그녀의 글들은 이젠 객관적인 평론이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어거지 주장만 나열하는 초딩 그림일기 같아졌다.
독설만 일삼고 예술영화만 치켜세우던 유지나가 한창 활동할 당시 대중들이 영화평론가 혐오에 빠졌던 것을 모를 나이가 아닐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