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을 사장으로 세우자 ‘윤식당’과는 달라진 ‘서진이네’

[엔터미디어=정덕현] “수익이 왕이다.” 나영석 PD가 멕시코에 열게 된 ‘서진이네’의 경영철학을 묻자 이서진은 대뜸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나영석 PD가 웃자 이서진은 다소 정색하며 그 말의 의미를 되새긴다. “식당을 한다는 거는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거지. 그럼. 재료값이라도 벌어야 한식을 알리지. 그럼 뭐 자선사업입니까 이게?”
tvN <서진이네> 첫 방송에 들어간 이서진의 이 말은 그가 향후 멕시코에서 열 분식집을 어떤 방식으로 경영할 것인가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어쩌면 이 과정을 담을 <서진이네>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보여줄 색다른 면모가 아닐까. 한식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그러기 위해서 한식당을 한다기보다는 일단 장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렇게 하면 한식도 자연스럽게 알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이네>는 <윤식당>에서 내놓은 프랜차이즈(?)로서 프로그램으로는 스핀오프에 해당한다. 윤여정 배우가 영화 <미나리> 이후 <파친코>를 찍었고 이제 시즌2를 찍고 있는 중이라 <윤식당>을 포함한 예능 출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나영석 PD가 대안으로 내놓은 게 <서진이네>다. 그만큼 윤여정 사장 밑에서 식당일도 호텔(?)일도 해봤으니 이제 프랜차이즈 하나쯤 내서 독립할 때도 되지 않았던가.
<윤식당>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니 그 일정한 결은 유지하되 <서진이네>만의 색다른 색깔이 더해져 하는 게 이 스핀오프의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일정한 결이야 해외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음식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그 과정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차별점은? 대표가 된 이서진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대표가 된 이서진은 과거 <윤식당> 시절의 그가 아니다. 그 때에 직원으로서 아이디어를 내놓을 뿐, 슬금슬금 쉬어가며 일을 했지만 이제 온전히 서진이네 분식점을 맡아서 하게 되니 특유의 욕망을 드러낸다. 좀 더 잘 하고 싶고, 더 많은 손님들을 오게 해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싶어 한다.
7시 오픈이면 6시 30분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라며 직원들을 재촉하기도 하고, 직원들(?)에게 하루라도 더 일한 사람을 대우해준다며 서열을 분명히 세운다. 또 장사 준비를 위해 막내는 더 일찍 가게에 나가라고 말한다. 물론 농담으로 한 이야기지만 처음 합류한 뷔는 이런 이서진에 대해 “좋은 분인지 나쁜 분인지 헷갈린다”고 고백해 제작진을 웃게 만들었다.

오픈 첫날 준비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자, 직원들에게 서두르라고 보채기도 하고 막상 오픈한 후에도 손님이 안오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 손님이 오자 한껏 보조개가 올라간 모습으로 “장사가 좀 되네?”하고 반색하다가 손님들이 간 후 또 찾는 손님이 없자 나영석 PD에게 괜스레 화풀이를 한다. “한식 난리 났다며? 언제 난리 나는 거야. 아무도 관심도 안 갖는데!”
직원이 아닌 대표로 돌아온 이서진. 과연 그는 경영철학대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진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실전 영업’을 하고픈 이서진의 이런 욕망은 <서진이네>에 어떤 색다른 스토리들과 관전 포인트를 만들어낼까. 첫 날 생각보다 손님이 많지 않아 실망하던 이서진은 예고편에서 나온 것처럼 북적대는 손님들 속에서 어떤 경영을 보여줄까. 어딘가 다운되어 있는 서진이네에 뒤늦게 합류할 최우식은 어떤 에너자이저 역할로 활력을 만들어낼까. <윤식당>과 비슷한 듯 다른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서진이네>다. 그리고 그건 다름 아닌 대표라는 자리가 만들 이서진의 색다른 면모에서 나오지 않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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