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0% 돌파한 ‘경소문’, 경이로운 성장세의 비결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OC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 최고시청률 10.5%(닐슨 코리아)를 달성했다. OCN 개국이래 처음으로 기록하는 두 자릿수 시청률 돌파이고, 채널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학원물에 슈퍼히어로물 그리고 악귀와 싸우는 판타지에 범죄물 게다가 정의를 구현하려는 사회극적 요소까지 다양한 장들이 뒤섞여 있는 <경이로운 소문>, 도대체 무엇이 이런 놀라운 성과를 가능하게 한 걸까.

<경이로운 소문>은 앞서도 말했듯 다양한 장르들이 한 작품 안에 녹아있는 드라마다. 고등학생으로서 학교 폭력에 맞서는 소문(조병규)의 모습이 전형적인 학원물의 장르를 따왔다면, 그런 소문의 변신을 가능하게 한 카운터라는 설정을 통한 초능력은 슈퍼히어로물의 장르가 더해졌다. 소문이 합류해 가모탁(유준상), 도하나(김세정), 추매옥(염혜란) 그리고 최장물(안석환)이 팀이 된 카운터들이 악귀가 들어가 범죄를 일삼는 지청신(이홍내) 같은 무리들과 싸우는 이야기는 <퇴마록> 같은 판타지의 향기가 묻어나고, 그 악귀 빙의자들이 갖가지 범죄를 숨기고 대권까지 노리는 신명휘(최광일) 시장과 연결되는 지점은 사회 정의와 복수극의 틀까지 가져온다.

심지어 <경이로운 소문>은 케이퍼 무비의 장르적 묘미까지 더해 넣는다. 신명휘가 대선을 위해 선거 비자금을 끌어 모으려 하는 걸 알아차린 카운터들은 조태신(이도엽) 회장이 마련한 50억을 훔치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다. 그 과정은 여러 인물들이 함께 모여 특정 미션을 위한 작전을 실행하는 케이퍼 무비의 재미를 선사한다.

이처럼 <경이로운 소문>은 지금껏 OCN표 드라마라고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소 자극적인 스릴러물이라는 틀을 가져와 다양한 장르들을 뒤섞음으로써 마니아적 한계를 극복한 면이 두드러진다. OCN표 드라마는 잔혹한 범죄를 소재로 하는 작품들이 많았고, 그것이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이 채널의 이미지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존재했지만 보다 보편적인 시청자들을 끌어들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경이로운 소문>은 달랐다. 여기 등장하는 범죄들은 OCN표 드라마가 보여주는 그런 수위의 자극들이 여전했지만, 이를 슈퍼히어로물 같은 다소 판타지적이고 허구적인 틀로 변환하고, 범죄자들 역시 악귀가 빙의된 존재라고 설정함으로써 그 자극을 허용하고 누그러뜨린 면이 있다. 소문이라는 순수하고 정의로운 고교생 캐릭터를 전면에 세운 것 또한 전반적으로 무겁고 어두울 수 있는 이야기를 발랄하게 만들어준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경이로운 소문>의 성취는 지금껏 쌓아온 OCN표 드라마의 마니아적 특성들과 노하우들이 이제 보편적인 시청자들까지 아우르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OCN이 해온 일련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색깔은 마니아적이라고 해도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을 게다. 하지만 간간이 <경이로운 소문> 같은 보다 시청층을 확장시킬 수 있는 진화된 시도들과 그 성과가 주는 의미는 적지 않다. 향후 OCN표 드라마가 마니아와 보편을 아우르는 이원적인 전략으로의 변화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엔터미디어 채널 싸우나의 코너 '헐크토크'에서 눈으로 보는 재미와 정서적으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에 미스터리 요소까지 담아 OCN 드라마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경이로운소문’에 대해 정덕현 평론가가 헐크지수를 매겼습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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