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사 도베르만’의 가벼운 장르물 선택, 과연 어떤 공감 얻을까

[엔터미디어=정덕현] tvN 월화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은 시작 전만 해도 많은 이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를 떠올렸을 게다. 군대 소재의 드라마가 거의 없었던 터에 나온 <D.P.>는 군대이야기는 안 된다는 편견을 뒤집고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군검사’가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여러모로 군대 비리 문제가 다뤄질 거라는 걸 예상하게 한다. 그래서 <D.P.>가 도발적으로 군대 폭력 문제를 현실적으로 담아냈던 것처럼, <군검사 도베르만> 역시 군대 문제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아닐까 예측된다.

실제로 <군검사 도베르만>은 첫 회부터 은행장 아들의 황제 군복무 논란 같은 군 복무 관련 비리들을 꺼내 놨다. 그런데 이 은행장 아들의 에피소드는 엄밀히 말하면 황제 군복무 논란이라기보다는 과거 억울하게 그에게 맞아 죽은 친구에 대한 복수에 가깝다. 군대 내 비리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에서 살짝 비껴 있는 이야기다.

대신 <군검사 도베르만>은 노태남(김우석)이라는 20대의 방산업체 회장을 빌런으로 세운다. 클럽에서 마약을 먹이고 성폭행을 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차우인(조보아)이 그들 패거리 앞에 나타나 그들을 주먹으로 응징한다. 그의 뒤에 누군가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 차우인이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지는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노태남의 문제가 부각되고 그의 변호사인 용문구(김영민)가 나설 것이라는 건 분명히 예상되는 일이다. 인물 설명을 보면 노태남은 자신으로 인해 생겨난 오너 리스크를 넘기 위한 해결방안으로 용문구로부터 입대를 제안 받는다고 한다. 즉 군대로 보냄으로써 허점이 있는 군법을 이용해 무죄를 받아내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스토리가 결국 군대 내의 비리와 연결되어 있다는 건 분명하다. 즉 가진 자들은 법의 공정성이 아닌 명령체계로 움직이는 군대 내 군법을 오히려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도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검사 도베르만>의 스토리는 단지 이 노태남 같은 빌런을 척결하는 것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거라 생각된다. 방산업체와 군대 사이의 비리로 연결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처럼 다소 심각한 현실을 반영하는 군대 내 비리를 꺼내놓고, 이를 다루는 방식이 다소 가벼운 액션과 장르물, 복수극 서사로 풀어내는 건 어딘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너무 무겁지 않게 즐기듯 드라마를 보고픈 시청자들도 있겠지만, 이렇게 심각한 사안을 가볍게 다뤄도 되는가 하는 시청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군대 내 각종 사건들이 자주 터져 나오는 시기에 너무 오락물처럼 군대 비리 소재를 다루는 건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첫 회가 방영됐을 뿐이라 속단하긴 어렵지만, 도배만(안보현)과 차우인이라는 어딘가 복수를 꿈꾸는 이들의 가벼운 액션 장르 같은 느낌이 과연 시청자들의 공감을 계속 이어줄 수 있을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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