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밖은 유럽’ 스페인, 막내 리더로 예능 강화한 힐링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tvN 예능 <텐트 밖은 유럽> 시즌2가 스페인을 누비고 있다. 지난해 유해진을 필두로 박지환, 진선규, 윤균상 등 배우들이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캠핑으로 여행했던 시즌1에 이어 박명훈, 조진웅, 최원영, 권율로 꾸려진 새 출연진이 스페인 여러 곳에서 캠핑에 나서는 내용이다.

<텐트 밖은 유럽>은 기존의 여행 예능들이 호텔을 주로 이용하는 관광객 방식인데 반해 현지인 관점이라 할 수 있는 캠핑 여행으로 신선함을 불러일으켰다. 현지 마켓에서 장을 보고 캠핑장에서 텐트 숙박하는 여행 방식은 상대적으로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시도하기 수월하다.

시청자들 호응도 높다. 시즌1은 3.6%(이하 닐슨코리아)에 시작해 최고 5.6%를 기록했고 시즌2는 5.1%로 시작해 시즌1보다 높은 최고 시청률을 노리고 있다. 예능에서 보기 힘든 배우들이 등장하는데다 해외에서의 캠핑이라는 색다른 포맷을 꾸리면서 <텐트 밖은 유럽>이 시즌제로 안착하는 모습이다.

시즌1은 전반적으로 ‘힐링’이 프로그램을 주도했다. 캠핑장 주변에 펼쳐진 절경이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제공했다. 시즌 1의 스위스 하더클룸은 이 새로운 여행 시리즈의 첫 출발을 시청자들에게 강렬하게 새겨 넣을 만큼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출연 배우 모두 순둥순둥한 스타일이라 텐션 올리는 예능 상황 없이 캐릭터들이 조화로웠던 것도 힐링을 더했다.

맏형인 유해진이 유럽에 대해, 그리고 캠핑이나 여행에 관련한 지식이 가장 많아 멤버들을 압도적으로 리드하기에 적합했다. 멤버들이 기본적으로 순한 캐릭터들이다 보니 대립 구도가 잘 안 생기고 절대적인 큰형인 유해진을 동생들이 순순히 따르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종종 유해진과 진선규가 유해진의 장난을 시작으로 톰과 제리같은 티키타카 케미를 보여줬지만 캐릭터가 충돌하는 티격태격 분위기는 아니었다.

시즌2는 다소 다른 구도로 캐릭터가 구성돼 흥미로운 상황이다. 시즌2에서는 막내인 권율이 리더다. 스페인을 이미 두 번이나 다녀왔고 멤버들 중 가장 뛰어난 영어 구사 능력은 물론 간단한 스페인어도 가능하다. 반면 형들은 권율이 없으면 안 되는 캐릭터들이다.

큰 형 박명훈은 해맑다. 멤버들을 잘 받아주고 할 일이 보이면 잘하지만 카리스마나 리더십을 보이는 스타일은 아니다. 조진웅은 운전을 담당하고는 있지만 캠핑을 원래 해보지도 않았고 수동적인 캐릭터로 스스로를 규정짓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열심히는 하지만 투덜댄다. 최원영은 요리를 담당하고 있는데 처음 스페인에 도착해서 선글라스를 잃어버려 멤버들을 번거롭게 하고 2회에는 홀로 마을 구경을 다니다 길을 잃는 등 허술하기도 한 멤버다. 이렇다 보니 다들 캠핑을 위해 제 할 일들은 하는 상황인데 권율이 가장 고생하고 속태우고 형들은 얹혀가는 느낌이다.

물론 형들도 나름대로 다른 멤버들을 돌보고 궂은일도 챙겨 하기는 하지만 동생이 리더인 구도상 권율의 고군분투와 형들의 상대적인 편안함은 기본 분위기가 된다. 웃음은 자연스러움을 거스르거나 순리의 흐름에 역행할 때 발생한다. 형-동생의 사이의 역할과 관계 역전은 웃음 유발을 쉽게 하고 같은 상황에서도 웃음의 강도를 높인다.

특히 조진웅과 권율의 티격태격 케미는 이 구도의 정점이다. 권율의 말이나 행동에 조진웅이 장난으로 어깃장을 놓고 이를 다시 권율이 받아치는 호흡은 프로그램 내내 등장하고 웃음을 자아낸다. 형-동생 역할의 역전 구도가 이들의 아웅다웅을 더 재미지게 만든다. 둘 사이가 워낙 가깝고 평소에도 티격태격을 즐기는 관계임이 대중에게 꽤 알려져 있는 터라 시청자들은 이들의 대립을 재미로만 바라볼 수 있다. <텐트 밖은 유럽> 스페인은 이처럼 시즌1에 비해 예능적 장치들이 좀 더 확실하다.

회를 거듭하면서 형들은 권율에게 더 잘한다. 투덜이였던 조진웅은 캠핑에 빠져들면서 더 적극적이고 도움되는 모습으로 바뀐다. 이로 인해 처음 형-동생 역전 구도의 뚜렷함은 줄어들지만 그래도 티격태격은 계속되면서 재미를 유발한다.

<텐트 밖은 유럽> 시리즈는 스페인 편에 와서 절경을 선사하는 여행 프로그램의 장점은 이어가되 캐릭터 플레이 강화로 예능 동력도 향상돼 여행 예능으로 완성도를 높인 느낌이다. 이런 추세를 살려 <텐트 밖은 유럽>이 롱런하는 시리즈로 확실히 자리매김할지 지켜볼 일이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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