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빈센조’와 송중기, 무개념 PPL로 휘청인다는 건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결국 중국 환구시보까지 관련 기사를 다루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한 중국산 비빔밥 PPL은 이로써 그저 한 번쯤 등장했다 사라지는 PPL 논란의 차원을 넘어서게 됐다. 서경덕 교수는 SNS를 통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가 <빈센조> 중국산 비빔밥 PPL 관련 논란 기사를 게재했고, 이 기사에 중국 네티즌들의 비빔밥 폄하와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비빔밥은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것’, ‘식문화가 부족해서 비빔밥으로 흥분하는 한국’. 서경덕 교수가 소개한 중국 네티즌들의 비빔밥 폄하와 조롱은 너무 어이가 없어 통탄할 지경이다. 서경덕 교수는 지난해 11월 환구시보에 게재된 오보로 시작된 이른바 김치공정을 거론했다. 당시 환구시보는 절임 채소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인가를 받았다중국의 김치산업이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다. 한국은 굴욕을 당했다는 오보를 낸 바 있다.

이 환구시보의 기사가 노골적인 전파공정(문화공정)이라는 사실은 그것이 황당한 억측이라는 것으로 증명된다. 사실 우리의 김치는 ISO가 아니라 CODEX(코덱스)에서 인증을 받았다. 즉 코덱스(국제식품규격위원회)는 국제규격으로 김치라고 하려면 이런 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며, ISO(국제표준화기구)는 제품공정, 제조공정상에서의 표준규격으로 이것은 민간단체 규격이다. 즉 코덱스가 훨씬 까다로운 건데 굳이 우리가 ISO에 인증을 받을 필요가 있냐는 것. 그걸 갖고 환구시보가 파오차이 ISO 인가로 국제 김치 시장 기준운운하는 건 명백한 오보라는 것이다.

<빈센조>의 중국산 비빔밥 PPL 논란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갈수록 커져가는 건 바로 이런 최근 들어 노골화되고 있는 중국의 전파공정이 더해지면서다. 환구시보가 이 논란을 기사화한 건 그잖아도 꺼지지 않는 불길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서경덕 교수가 SNS를 통해 전한 것처럼, 최근 들어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아시아권 문화 트렌드를 한국이 주도하는 것에 대해 많은 위기감을느끼는 중국으로서는 <빈센조>의 이번 논란이 어떤 빌미를 제공해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번 PPL 논란이 터지기 전까지 <빈센조>는 한 마디로 승승장구하는 드라마였다. 시청률도 일찌감치 두 자릿수를 넘어섰고, 무엇보다 마피아보다 더한 카르텔들에게 마피아식 복수를 안기는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송중기)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송중기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갖게 될 이미지로 벌써부터 광고계가 들썩인다는 소문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PPL 논란은 작품은 물론이고 이러한 이미지에 적잖은 충격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제작비가 만만찮은 드라마에서 PPL을 넣는 문제에 하기 싫어도 양보의 미덕으로 이를 허락했을 배우가 무슨 죄냐고 말할 수 있을 게다. 하지만 사실 PPL을 넣는 문제에 있어 배우 역시 거부할 수 있는 지점은 존재한다(특히 송중기 정도의 배우라면 더더욱). 전혀 예측 밖의 결과를 맞이한 것일 테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거부하지 않은 배우에게도 일정 부분의 책임이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안은 물론 중국의 전파공정으로 인해 팽팽해진 한중 갈등이 그 파장을 키운 것이지만, 우리가 그저 큰 문제는 아니라 여겼던 PPL의 선택에 있어서도 개념이 필요해졌다는 걸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당장 제작비 충당을 위한 PPL은 대중들도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분위기지만, 그래도 무개념 PPL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 파장은 의외로 엄청날 수 있다는 걸 이번 사태는 말해주고 있다.

엔터미디어 채널 싸우나의 코너 '쌩싸우나'에서 중국산 PPL로 호된 질타를 받고 있는 '빈센조' 제작진에 대해 무엇이 문제인지 정덕현 평론가가 짚어봤습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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