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 아쉬움마저 상쇄시키는 육준서 같은 매력덩어리들

[엔터미디어=정덕현] 지금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은 채널A, SKY <강철부대>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 결과 <강철부대>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비드라마 부문 TV화제성 1위를 차지했고, 여기 출연하고 있는 특전사 박준우(박군)도 8순위가 급상승해 출연자 화제성 1위를 기록했다.
군대 서바이벌의 새로운 장을 연 <강철부대>는 명예를 건 대결과 져도 함께 끝까지 하는 모습으로 ‘패자 없는 미션’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저마다의 개성 강한 출연자들의 면면은 마치 게임이나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들을 연출해내며, 강력한 팬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좋은 프로그램에도 남는 오점과 아쉬움 역시 존재한다. 가장 큰 오점은 일찌감치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면서 프로그램에서도 지워진 박수민 중사다. 이미 그가 찍은 분량이 많은데다, 707부대 팀이 의외로 미션마다 선전을 펼치면서 그로 인한 민폐가 707대원들 전부에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진봉 같은 인물은 707부대 팀의 리더로서 미션에서 충분히 주목받을 인물이었지만, 박수민 중사의 분량이 편집되면서 이 팀의 활약은 어딘가 제대로 어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 출연자 검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강철부대>의 미션 대결 진행에 있어서도 아쉬운 목소리가 적지 않다. 즉 4강을 결정하는 팀 미션으로 두 팀이 한 팀이 되어 교도소에 붙잡힌 인질구조 작전을 펼치는 대결은 애초 진 두 팀의 ‘동반탈락’이라는 점이 강력한 긴장감을 유발했던 게 사실이다. 결국 UDT와 SSU가 패배하게 됨으로써 두 팀이 모두 탈락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갑자기 두 팀 중 최종탈락을 뽑는 데스매치가 미션으로 제시됐다.

거대한 타이어를 뒤집어가며 이동한 후, 무거운 타이어에 양쪽으로 묶어 놓은 줄로 줄다리기를 하는 그 데스매치는 결국 UDT의 승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것이 또 끝이 아니었다. 갑자기 기존 탈락했던 해병대 수색대와 SDT 팀이 등장했고, SSU와 함께 이들은 최종 4강에 들어갈 ‘쟁탈전’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일종의 패자부활전인 셈이지만, 시청자들로서는 너무 잦은 룰의 변화가 다소 당혹스러울 수 있는 전개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철부대>의 시청자들은 이를 반기는 눈치다. 그것은 다름 아닌 탈락한 팀들과 거기 소속된 매력적인 팀원들을 패자부활전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반가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산악행군에서 한 편의 영화를 찍은 SDT 팀의 강준이나 강원재, 이정민, 김민수는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장본인들이었다. 또 탈락 팀인 줄 알았던 SSU의 황충원이나 강철체력 김민수 같은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강철부대>의 ‘야간연합작전’은 미션 도중 꽈당 넘어지는 육준서가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강렬한 장면들 속에서 다소 허당기 넘치는 육준서의 모습이 오히려 매력으로 어필된 것. 이것은 이제 <강철부대>가 여느 오디션 프로그램이 배출하는 스타들만큼 주목받는 인물들을 발굴해내고 있다는 걸 뜻한다.
잦은 패자부활전으로 탈락했다 생각했던 팀들이 다시 돌아와도 반가운 마음이 큰 이 상황은, 향후 <강철부대>가 종영한 후에도 이 프로그램이 끄집어낸 매력적인 인물들이 충분히 다른 프로그램으로 다시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스타를 낳고, 그들이 타 프로그램으로 다시 등장하는 건 흔한 일이 되었다. 그만큼 <강철부대>가 배출한 스타들이 향후 어떻게 다시 시청자들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채널A로서는 이만한 효자 프로그램이 있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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