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 제작진, 어설픈 분량 늘리기보단 텐션 유지 집중해야

[엔터미디어=정덕현] 채널A, SKY <강철부대>는 누가 뭐래도 최근 대세 예능 프로그램이 됐다. 비드라마 화제성 1위를 기록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성과는 괴물 같은 매력을 가진 출연자들과 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제작진의 탁월한 기획 그리고 매회 상상 그 이상의 미션을 내놓아 시청자들을 계속 기대하게 만들고 긴장하게 만드는 구성이 만든 결과다.
그런데 4강전을 앞두고 <강철부대>는 다소 느슨해진 편집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건 지금까지의 흐름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 있지만, 어쨌든 고정적으로 프로그램을 본방사수하는 시청자들은 그 흐름 안에서 이런 느낌을 받고 있는 것. 이런 느낌은 지난 주 데스매치를 치르고 난 후, 갑자기 탈락했던 해병대 수색대와 SDT가 다시 등장하고 여기에 그 날 데스매치에서 진 SSU까지 함께 하는 ‘4강 쟁탈전’을 고지하면서 생겼다.

물론 패자부활전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늘 존재했던 부분 중 하나였다. 이미 탈락했지만 시청자들의 아쉬움 또한 크기 때문에 또 한 번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 그래서 반가운 면도 있었지만, 갖가지 ‘사선을 넘는’ 데스매치 등을 통해 겨우겨우 4강에 합류한 특전사, UDT 그리고 707 팀으로서는 어딘지 허탈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제일 먼저 타이어 뒤집어 옮기기라는 초유의 데스매치로 서바이벌 초반에 탈락했던 해병대 수색대는 사실상 중간 과정에서 다른 팀들이 생고생을 하며 올라온 것과 비교해 이 마지막 미션 하나만 통과하면 4강행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게다가 4강 쟁탈전 미션인 갯벌에서 펼쳐진 ‘가로림만 개척작전’은 갯벌이 익숙한 해병대 수색대에게 유리한 미션일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그러니 다른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이런 후반부에 이르러 느슨해진 서바이벌 운용에서 비롯된 일이다.

‘4강 쟁탈전’으로 내건 ‘가로림만 개척작전’은 IBS를 들고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을 통과해야 하고 IBS를 진수해 이를 타고 섬 후방부로 이동한 후 거기서 보급품으로 군장을 매고 갯벌로 돌아와 IBS를 땅에 은닉하고 군장을 맨 채 결승점으로 돌아오는 어마 무시한 미션이었다. 하지만 미션을 소개해 잔뜩 기대하게 만들어 놓은 다음, 방송은 4강에 이미 합류한 세 팀의 결승 미션 선택권을 두고 벌어지는 사격 대결을 보여줬다. 물론 사격 대결 역시 흥미진진했지만, 이미 ‘4강 쟁탈전’의 미션을 본 시청자들은 그 대결이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뒤로 밀려난 4강 쟁탈전은 겨우 IBS를 들고 갯벌을 통과해가는 첫 도입부만 잠깐 보여준 후, ‘다음 주에 계속’이라는 고지와 함께 회를 마감했다. 사실상 시청자를 낚는 엔딩이야 이미 익숙하고, 그래서 방송에서도 스튜디오의 패널들이 ‘대노’하는 모습을 담아냄으로서 이를 웃음을 승화하고 있지만 이 한 회는 어쩐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뒤로 밀어 놓기 위한 의도적으로 느슨한 편집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강철부대>가 ‘4강 쟁탈전’이라는 패자부활전을 미션으로 만들고, 또 그 미션에 나서는 팀원들의 훈련 내용을 스토리로 담아내며, 나아가 중간에 사격 미션을 집어넣어 최대한 분량을 늘려가는 건 어쩌면 방송사로서는 당연한 선택일 수 있다. 강력한 팬덤과 화제성을 갖게 된 프로그램이니 어떻게든 방송분량을 늘려 수익성도 높이고 화제도 좀 더 길게 이어가고픈 욕망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지만, 이런 느슨함이 눈에 보일 정도로 반복되다가는 자칫 팬덤 자체의 이탈을 만들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다소 허탈하게 한 회가 지나가 버린 느낌이지만, 물론 시청자들은 그래도 다음 회를 기대할 것이다. 그 기대만큼 끝까지 텐션을 유지해주는 것이야말로 <강철부대>라는 브랜드가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또 다른 시즌이나 스핀오프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짠한 스토리에 인성이면 인성, 능력이면 능력, 전략이면 전략 등 못하는 게 없는 박군은 ‘강철부대’에서도 최고 인기스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가수와 예능인으로 동시에 성공할 자질이 충분한 이 남자에 대해 '엔터미디어' 채널 싸우나에서 정덕현 평론가가 분석했습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