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부대’ 애증의 707, 이진봉의 착각으로 아쉬운 탈락

[엔터미디어=정덕현] 707 팀은 아쉽게도 결승행 티켓을 쥐지 못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지만, 단 한 번의 패배로 탈락이 결정됐다. 채널A, SKY <강철부대>의 결승은 그래서 UDT와 SSU가 치르게 됐다.

4강전에서 SSU와 맞붙었던 707의 탈락이 특히 아쉬웠던 건, 피지컬에 있어서 SSU가 압도적이었지만 그래도 기민하고 순발력 있게 움직이는 707이 만만찮게 따라붙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승부를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1000킬로 미션’이라는 제목부터 숨이 턱턱 막히는 미션은 가히 살인적이었다. 4명의 팀원들이 각각 25kg 군장을 한 채, 차량에 600kg의 모래주머니를 싣고 맨 손으로 밀어 보급 포인트로 이동한 후, 다시 후방 500미터로 되돌아가 추가보급품으로 20kg 탄약통 8개를 다시 보급 포인트로 옮겨놓는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차량에 있는 100kg 더미를 네 사람이 본래 출발했던 곳까지 이송하는 추가미션이 주어졌다.

승부는 마지막 추가미션에서 갈렸다. 조금 늦게 출발했지만 거의 뛰다시피 SSU를 따라잡은 707이 중간에 추가보급품이 있던 자리에 놓인 깃발을 보고 그 곳이 결승점이라 착각한 것. 작전을 진두지휘한 이진봉의 이 착각은 깃발을 들어 올린 임우영이 넘어져 잠시 기절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일찌감치 SSU의 승리로 돌아갔다. 뒤늦게 자신들이 착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707은 아쉬워하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결승점까지 미션을 완수했다.

707의 탈락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분분했다. 마지막에 이진봉이 한 착각은 예전 미션에서도 ‘임무 숙지’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미션을 떠올리게 하면서, 이것이 그저 실수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들이 나왔고, 중간에 추가보급품 미션이 끝났을 때 제작진이 깃발을 치워주는 배려를 했다면 이런 착각에 의한 허무한 결말에 이르지는 않았을 거라는 의견도 나왔다.

707의 탈락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응이 분분한 건, 이 팀이 유독 프로그램 시작부터 지금까지 여러 논란에 휘말리면서 비판의 시선과 응원의 목소리가 공존했던 팀이었기 때문이다. 첫 회에 각 팀들이 첫 대면을 하는 자리에서 다른 팀에게 시청자들에게 ‘절을 하고 들어가라’는 식의 다소 무례한 도발(?)로 구설에 오른 것도 707이었고, 결국 팀원이었던 박수민은 사생활 논란이 벌어지면서 하차한 바 있다.

이후 707팀은 이미 찍어놓은 영상의 박수민의 자리를 지워내느라 다른 팀원들도 상대적으로 제대로 포착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707팀의 스타일은 ‘영리하게’ 미션을 수행해가는 방식이었다. 다른 팀들처럼 힘들어도 무조건 뛰어드는 게 아니라 무리하다 싶은 미션은 ‘포기’함으로써 다음 미션에 집중하는 그런 선택도 선보였다. ‘결과로서 과정을 입증한다’는 707의 모토가 잘 드러나는 미션 수행 방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이런 선택을 결과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미션에서 당연하다 여기는 시청자들에게는 그것 역시 707의 최대 강점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그것이 너무 결과에만 집중한다는 것을 썩 기분 좋게 보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어쨌든 이런 선택들은 707이 지금껏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4강까지 올라온 저력이 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강철부대>는 미션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더 빛을 발한 프로그램이다. 김성주가 여타의 스포츠 경기와 이 프로그램이 다른 점이 승패와 상관없이 끝까지 미션을 완수하려는 모습이고 그래서 ‘다음은 없다’는 그 마음가짐이 달랐다고 말한 건 큰 공감을 얻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과정보다는 결과를 주로 보여준 707의 탈락에 대한 의견들은 분분해졌다. 물론 과정이 제대로 비춰지지 않은 데는 논란으로 하차한 출연자 때문에 제대로 그 과정을 세세히 담아낼 수 없던 사정 또한 있었겠지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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