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어부’, 시즌3이 보다 성공적 시즌이 되기 위해서는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채널A 예능 <도시어부3>가 시작한 지 두 달째 접어들었다. 이런저런 위기와 차질을 극복하고, 시즌2에서 리얼 버라이어티의 캐릭터쇼를 구축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도시어부> 시리즈는 짧은 휴식 후 지상렬의 하차 이외에 별다른 변동 없이 시즌2에서 다진 ‘세계관’을 이어가고 있다. 오히려 시즌2에서 중도하차했던 박진철 프로가 준 고정멤버로 돌아와 구박데기와 낚시의 맛을 책임지고 있다.

오늘날 예능에서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는 키워드는 ‘세계관’이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선보일 수 있다거나 스핀오프의 가능성을 뜻한다. 과거 리얼 버라이어티나 관찰예능의 경우 프로그램 내에서 캐릭터를 잡고, 스토리라인이 도드라지는 게 그 이전 버전 예능과 결정적 차이였다면 지금은 스핀오프를 비롯해 다양한 기획을 담보할 수 있는 확장성과 팬덤의 여부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른바 방송가에 유튜브, OTT같은 웹 플랫폼 대전이 시작되면서 예전말로 ‘원 소스 멀티유즈’를 펼칠 기반이 되는 IP(지식재산권)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낚시라는 취미로 뭉치고, TV예능 중 인터넷 하위문화 소스를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며, 제작진과 출연진의 끈끈함, ‘황금배지’, ‘최대어’, ‘노피쉬’ 등등 자기들만의 언어와 문화를 만든 <도시어부>는 ‘세계관의 시대’에 부합하는 예능 IP의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도시어부> 시즌3의 가장 큰 특징 또한 자신들만의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나선 플랫폼 확장이다. 낚시에 너무나도 진심인 이덕화, 촬영이 다 끝나고 한강에 나가서 낚시를 즐기는 이수근처럼 시즌2에서 드러난 진정성과 다져진 캐릭터를 이어가는 동시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대면 면적을 넓혔다. 방송 중간 중간 유튜브 채널 홍보에 무척이나 적극적이다. 현재의 방송 구성이나 수위로는 담을 수 없는 라이브 방송, 박진철 프로나 이덕화의 자택 방문 등의 멤버 개별 콘텐츠, 방송에선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덕화의 탈모, 풀 버전 방송 등 콘텐츠를 통해 두어 달 만에 20만 명 수준의 채널로 성장했다.

허나, IP의 적극적 활용이나 세계관 구축을 위해선 본진의 재미가 담보되어야 한다. 9회까지 진행된 지금, 어복이 붙지 않았던 시즌3의 초반 콘텐츠들은 반가움 대비 재미나 볼거리가 적었다. 실제로 시청률도 시즌2에 비해 다소 낮고 화제성도 따라와 주지 못했다. 제작진의 또 다른 히트작 <강철부대> 출신들이 참여한 8회차 이전에는 시청률 3%를 넘긴 적이 없다. 유튜브용 카메라가 붙으면서 이를 의식한 이경규가 분위기를 끌어올리긴 하지만 유튜브 채널의 존재나 운영이 본 방송의 재미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그런 만큼 부안 격포의 갯바위에서 펼쳐진 ‘박진철쇼’는 <도시어부> 시리즈의 근간을 확인 할 수 있는 한 회였다. 박진철 프로의 제보로 녹화일이 아님에도 모든 출연진이 모여 긴급출조가 가능할 만큼 높은 팀워크와 열정을 과시하면서 낚시의 맛과 캐릭터쇼의 재미를 동시에 낚아 올렸다. 쉴 새 없이 손맛을 본 박 프로는 감성돔 44cm와 숭어 60cm 등 두 가지 대상어종 모두 최대어를 낚으며 구박, 설움, 명예 실추의 길에서 가까스로 벗어나 대한민국 갯바위 낚시 명인의 면모를 선보였다.

여기에 순수한 낚시 사랑과 욕심이 한껏 자라난 이덕화가 여전히 어독을 과시하면서 박 프로와 1위를 다투는 승부를 펼쳤고, 킹이라고 불리는 사나이 이태곤은 대상어종은커녕 단 한 마리도 못 잡으면서 만년 하위권이자 막내 김준현에게 구박을 받는 신세가 됐다. 조황으로든 웃음으로든 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이경규는 갯바위의 거친 환경 속에서 고생하는 것 자체가 상황과 장면이 됐다. 캐릭터쇼에서 오는 재미가 웃음을 만드는 리얼 버라이어티라고 해도, 낚시의 과정과 결과가 흥미로워야 웃음도 풍요로워진다는 명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말하는 세계관은 기본적으로 본진이 튼튼해야 나올 수 있는 영향력이다. 그간 쌓인 시간과 관계가 담보가 되어야 더욱 굳건해진다. 그런 점에서 지상렬이 빠진 한 자리에 새 멤버를 찾으면서 인력 풀을 넓게 가져가는 것도 좋고, 방송에서 담지 못한 매운맛 재미를 유튜브를 통해 새롭게 펼쳐내면서 커뮤니티를 다지는 것도 좋지만 여전히 TV 안에서 승부를 봐야 하다는 교훈은 유효하다. 시즌3이 보다 성공적 시즌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간 재미와 함께 아직 딱히 드러나지 않은 시즌3만의 한 걸음 더 나아간 새로운 스토리라인이 필요한 이유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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