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찬다2’, 혁신하고 의미 챙기는 스포츠예능의 트렌드 리더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JTBC 예능 <뭉쳐야 찬다>(이하 <뭉찬>) 시즌2로 돌아왔다. 보름간을 달군 도쿄 올림픽 폐막일에 맞춰 스포츠에 대해 고조된 뜨거운 관심을 이어받기 좋은 출발이다. <뭉찬> 시즌1은 스포츠 타 종목 레전드들의 조기 축구 도전기로 2019년 시작해 1년 9개월간 방송됐다. 룰도 제대로 모르던 레전드들이 66경기를 치르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잘 보여줘 큰 인기를 누렸다.
<뭉찬>은 5~6%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던 상황에서 박수칠 때 떠나는 모습으로 종목을 농구로 전환해 <뭉쳐야 쏜다>(이하 <뭉쏜>)를 출범시켰다. <뭉쏜>도 좋은 반응을 얻었고 5%대의 좋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방송 5개월 만에 역시 다소 이른 느낌의 종영을 거쳐 <뭉찬2>로 다시 옷을 갈아입었다.
여행 예능이던 <뭉쳐야 뜬다>에서 파생된 <뭉쳐야...>의 스포츠 시리즈들은 방송 운영에 있어 혁신적인 부분이 있다. 방송을 더 끌고 가도 아무 문제없는 호조의 시청률 속에서도 프로그램 종목을 전환시키고 새 단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청률이 웬만큼 나오면 프로그램 생기가 떨어졌어도 한없이 질질 끌고 가는 방송가의 일반적인 경향과는 좀 다르다.
출연진 구성 면에서도 과감한 도전을 시도한다. 기존의 <뭉찬>과 <뭉쏜>에서 윤동식, 이형택, 김동현, 이동국, 모태범, 박태환, 김요한 등을 계승하기는 했지만 앞선 <뭉찬>에서 압도적인 운동 능력으로 대부분의 득점을 올리던 이대훈, 그리고 <뭉찬>과 <뭉쏜>에서 예능 캐릭터를 잘 구축하고 맹활약하던 허재, 여홍철, 김병현 등을 <뭉찬2>는 과감하게 제외시켰다.
물론 어느 정도 진행 후 특별 영입 선수로 다시 합류시킬 수는 있겠지만 <뭉찬2>의 출발에서는 답습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이 일정 부분 느껴진다. 그리고 오디션을 통한 선발로 남은 선수단을 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를 통해 비인기 스포츠 알리기라는 의미도 챙기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뭉쳐야...> 시리즈는 이미 <뭉쏜>에서 비슷한 시도를 한 바 있다. 재미 추구와, 침체된 농구를 되살리기 위한 지원을 병행해 과거와 현재의 프로농구 스타들을 최대한 노출해 관심이 커지도록 노력했다. <뭉찬2>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새 멤버 보완을 위한 오디션에 비인기 종목 선수들을 대거 출연시켜 종목 인지도를 높이는 일도 신경 쓰고 있다.
오디션을 1차로 통과한 선수들은 씨름의 박정우, 카바디의 이장군인데 이 과정에서 특히 카바디 선수들의 현실이 알려져 스포츠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장군은 한국 카바디의 에이스로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땄고 인도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선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시상대에서 입을 단체복을 선수들이 자비로 구입해야 할만큼 열악한 상황과 많은 카바디 선수들이 택배 등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선수 생활을 하는 처지가 전해져 오디션을 지켜보던 기존 레전드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뭉찬2>가 의미를 찾는 과정은 가치 있었지만 아쉬움도 있기는 했다.
오디션을 한 선수당 20~30분씩 보여주면서 늘어진다는 불만을 갖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뭉찬2>가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촬영 분량 배분에 어려움이 있어 그럴 수도 있고 그냥 제작진이 비인기종목 선수들 스토리를 자세히 보여주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이유가 어떻든 오디션 과정에 속도감을 좀 더 높일 필요는 있어 보이는 상황이다.
<뭉찬>에서 어쩌다FC였던 팀 이름은 <뭉찬2>에서는 어쩌다벤져스로 바뀌었고 1승이던 목표도 전국대회 우승으로 상향됐다. 이전에는 안정환 감독뿐이었지만 이번에는 이동국이 열정 과다(?)의 코치로 가세해 선수단의 구성은 물론 예능적 재미도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뭉찬>의 주 구성원이었던 40, 50대 레전드들은 몸을 제대로 다루기도 힘들어 재미는 많이 만들어냈지만 경기 장면은 박진감이 다소 떨어졌던 것도 사실이다. <뭉찬2>는 <뭉찬>에서 젊은 선수 위주로 멤버를 계승했고 오디션에 응모한 선수들도 현역 선수들이 많아 좋아진 피지컬에 기반해 축구 실력은 크게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뭉찬2>는 현재 가장 오래된 스포츠예능이지만 거듭 혁신과 의미 찾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또 새로운 기대를 갖게 만든다. 스포츠 예능 붐을 이끈 장르의 트렌드 리더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뭉찬2>가 성적과 평가 등 결과도 그에 걸맞게 되돌려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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